환율 급등 막자..32개국 외환보유액 올 들어 790조원 급감
32개국 외환보유액 11.9조달러→11.3조달러로 축소
올 들어 달러화 대비 10% 이상 약세 국가 17개
62개국 중 32개국 외환보유액 IMF 적정성 평가 미달
역환율 전쟁에 '외환보유액 급감 우려' 커질 수도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들어 고물가와 미 달러화 강세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 순매도 개입에 나서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그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가 14일 발간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외환시장 개입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주요 39개 통화 중 국제통화기금(IMF)에 5월까지 자료를 공개한 32개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작년말 11조9000억달러에서 올 5월말 11조3000억달러로 6000억달러(약 790조원) 급감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선경 연구원은 “비(非)달러화 통화들이 약세를 보임에 따라 미 달러화 환산액 감소가 컸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외환보유액 감소폭은 비교적 큰 편”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외환시장 개입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주요 39개국 통화 중 올해 들어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인 통화는 고작 5개에 불과했다. 달러인덱스는 20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7개 통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폭이 10% 이상에 달했다. 작년 주식, 채권 등 여타 시장에 비해 변동폭이 제한적이었던 외환시장 변동성 지수(CVIX)도 작년말 6.11에서 이달 12일 현재 11.35로 85.8%나 급등했다.
다만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서 외환시장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홍콩, 싱가포르,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다수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 순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싱가포르는 3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5월까지 800억달러 가량의 달러 순매도 개입이 이뤄졌고 태국은 200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 1분기(1~3월) 83억달러의 순매도 개입이 이뤄졌다.
김 연구원은 “선진국의 주된 시장 개입 목적은 물가안정이고 신흥국은 특정 환율 수준을 타게팅하기 보다는 과도한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은 대체로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팔면서 개입을 하지만 인도, 브라질, 체코, 콜롬비아 등 신흥국에선 현물환 시장에서의 개입 뿐 아니라 선물환, 선물, 스와프,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까지 동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물환 시장과 스와프 시장을 통해 주로 개입이 이뤄진다.
김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과도한 환율 변동성 완화 목적의 외환시장 개입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글로벌 고인플레 환경 속에서 강달러 현상이 심화될 경우 역환율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물가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과정에서 각국의 외환보유액이 우려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수준까지 감소할 경우 또 다른 환율 불안이 야기될 수 있음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4~5월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콜롬비아 등 다수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0년 IMF의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에서 62개국 중 32개국의 외환보유액이 적정규모인 100~150%에 미달하기도 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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