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주정공장터 위령공간 조성, 다랑쉬굴 매입..제주4·3 유적지 정비 속도
제주4·3 유적지 정비가 올해 속도를 낸다. 제주4·3사건 당시 수용소로 쓰였던 제주항 맞은편 옛 주정공장 터가 올해 정비를 마치고, 다랑쉬굴 토지 매입도 이뤄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올해 87억여원을 투입해 주정공장 터 위령공원 조성 등 4·3유적지 12곳에 대한 보전과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제주시 건입동에 있는 옛 주정공장 터(5272㎡)는 2020년까지 기반시설 정비와 조형물, 위령제단 설치를 끝낸데 이어 올해 역사기념관 준공까지 마무리된다. 제주도는 올해말까지 전시물 설치와 위령공원 정비를 끝내고 도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옛 주정공장 터는 4·3 당시 주민들을 가두는 집단수용소로 사용된 곳이다. 군경 토벌대의 초토화 작전에 겁을 먹고 산으로 피난 간 후 귀순하면 살려준다는 내용에 속아 내려온 주민 등이 집단 수용됐다. 고문 후유증, 열악한 수용 환경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갔고 불법 군사재판에 회부돼 육지 형무소로 이송되기도 했다.
제주4·3의 참상을 대표하는 또다른 유적지인 다랑쉬굴에 대한 토지매입도 이뤄진다. 제주도는 추경에 23억원을 반영해 다랑쉬굴 일대 토지 매입과 기본 설계를 추진한다. 제주도는 토지 소유주인 국내 모 교육법인과 토지매수 협의를 진행해왔다. 토지 매입이 이뤄지면 진입로 정비, 주차장 조성, 위령 추모 공간 시설 등을 한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중산간에 위치한 자연동굴인 다랑쉬굴은 4·3 당시 숨어 지내던 주민들이 나오지 않자 군경 토벌대가 굴 입구에 불을 피워 학살시킨 곳이다. 1992년 여자 3명과 아홉 살 어린이 등을 포함한 주민 11구의 유해가 발견됐다.
제주도는 또 4·3 당시 중문 주민 학살터 인근에 있는 옛 보건소 건물을 개조해 중문4·3기념관으로 조성한다. 이외에도 백조일손 역사기념관 건립, 4·3 당시 학살터인 ‘도령마루’ 보존사업 등도 추진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4·3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적지를 정비해 4·3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평화와 인권의 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유적지 정비와 함께 4·3희생자 유해발굴, 4·3평화공원 활성화 사업도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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