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반기에는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국제유가가 점차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공급량이 큰 폭으로 줄지 않은 데다 최근 경기 둔화로 수요마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내 석유제품 공급가격도 낮아지고 있어서 주유소 판매 가격도 시차를 두고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6센트(0.48%) 오른 배럴당 96.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소폭 올랐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 밑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 3월 8일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올랐던 WTI 가격은 최근 숨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될 당시만 해도 하루 30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를 단행하면서 공급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에 대한 수출을 늘리면서 이같은 우려는 잦아들었다.
산유국들도 생산량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7월 1일 기준, 미국 원유 생산규모는 하루 1210만배럴로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그동안 경영난을 겪었던 미국 셰일업체들도 고유가로 경영 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중동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증산에 나설 경우 유가 하락세는 더 크거나 지속될 수 있다.
공급 여건은 개선되는 데 비해 경기 둔화로 소비 증가세는 주춤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미국 원유 하루 소비량은 1987만 배럴로 전년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 원유 수요가 전년대비 0.1% 줄어들었던 중국은 2분기에는 1.6%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공급확대와 수요부진 가능성을 감안하면 국제 원유 시장 수급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관계기관도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열린 ‘유가 전문가 협의회’에서 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며, 연평균 배럴당 101~108달러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 확대 가능성과 경기 침체 우려 등 상승·하락 요인이 혼재하고 있지만 유가는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날 산업부는 지난 1일부터 유류세를 현행법 상 최대 폭인 37%까지 인하해 최근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13일 기준, 휘발유·경유 공급 가격은 유류세 추가 인하 시행 이전인 지난달 30일 대비 모두 리터(ℓ)당 200원 가량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71.8원, 경유는 50.5원 내리면서 유류세 추가 인하분(휘발유 57원, 경유 38원)보다도 더 하락했다.
산업부는 최근 국내 정유사의 공급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주유소의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대로 판매가격이 추가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시장점검단을 통해 향후에도 가격 담합과 가짜석유 유통 등 불법 행위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법민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시장점검단을 통해 불법행위 단속과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독려하는 등 가격 안정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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