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몰랐다"..'축구장 3배' 산림 훼손한 父子 나란히 법정에

3년간 제주 임야 2만여㎡ 훼손..관광농원 형태 조성
두 피고인 모두 '혐의 인정'..피해복구 절차 이행 중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에서 축구장 3배 면적에 달하는 산림을 훼손한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법정에서 고개를 숙였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산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서귀포시 모 농협 조합장 A씨(63)와 A씨의 아들 B씨(34)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현재 두 피고인은 관할관청의 허가 없이 지난 2018년 3월부터 3년 간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에 있는 임야 약 2만㎡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축구장(7140㎡) 3배 면적과 맞먹는 땅에서 기존에 있던 나무를 모두 베어낸 뒤 불법 진입로와 대규모 계단형 석축, 바다 전망대 등을 조성하는 식이었다.

지난해 11월 두 피고인이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적발됐을 때만 하더라도 해당 임야는 관광농원 형태를 갖추고 관람객들을 받고 있었다.

두 피고인은 이날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당시 사전에 신고 또는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고, 영리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의도를 갖고 산림을 훼손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현재 두 피고인은 서귀포시로부터 복구명령을 받고 복구 설계서 보완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다.

재판부는 검찰 요청에 따른 증인 신문을 위해 8월25일 오후 3시에 2차 공판을 열기로 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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