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앞두고 전파력 3배 '켄타우로스 변이'..내달 하루 '30만명' 확진 경고
인도에서 단기간 급속하게 퍼진 'BA.2.75'(켄타우로스) 변이가 국내 유입됐다. 현재 국내에서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는 'BA.5'보다 전파력이 약 3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A.5와 BA.2.75가 동시에 확산할 경우 재유행 전망을 고쳐야 할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방역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최근 인도에서 보고된 오미크론 세부 계통 중 하나인 BA.2.75 변이가 국내에서 첫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국내 첫 BA.2.75 감염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A씨다. A씨는 지난 8일 코로나19 증상이 발생했고, 3일 뒤인 11일 확진됐다. A씨는 현재 재택치료 중이다. 감염 가능 기간 중 해외여행 이력은 없다. 동거인과 지역사회 접촉자 중 추가 확진자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A씨를 최종 노출일로부터 14일간 추적 검사할 예정이다. 감염경로에 대해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A.2.75는 지난 5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인도에서 거세게 확산했다. 인도에서 BA.2.75 점유율은 지난 6월 20일 7.9%에서 일주일 만인 27일 51.35%로 상승했다. 지난 14일 기준 영국, 캐나다, 미국 등 10여개 나라에서 119건이 확인됐다.
BA.2.75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스텔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다. 이전 변이와 달라 신화 속 반인반수인 켄타우로스(Centaurus)라는 별명이 붙었다.
질병관리청은 BA.2.75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BA.2와 비교해 스파이크(돌기) 유전자에 추가적인 다수의 변이를 보유해 면역 회피, 중증도 영향 등과 같은 특성 변화에 대해 WHO(세계보건기구) 등이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 설명했다.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 수는 BA.2가 28개, BA.2.75가 36개다.
전문가들은 BA.2.75가 BA.5보다 전파력이 세고 면역 회피 특성이 더 강하다고 추정한다. 미국 아칸소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도의 BA.2.75 확산 속도는 BA.5보다 3.24배 빠르다. BA.2.75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더 많은 특성상 재감염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다만 중증을 더 유발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미 국내에선 BA.5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BA.5 국내 검출률은 6월 다섯째주 28.2%에서 이달 첫째주 35%로 상승했다.
BA.5와 BA.2.75가 동시 확산할 경우 국내 유행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오는 8~10월 하루 최대 확진자가 20만명까지 늘 수 있다 예상했다. 신규 변이의 영향력에 따라 재유행의 시기가 더 앞당겨지고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고 사회적 거리두기 중단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가 해제된 상황이라 재유행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부는 확진자 격리 의무를 유지하고 4차접종 대상자를 50대 이상으로 확대했다. 하지만 국민의 예방접종 참여 의사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다.
반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BA.2.75가 처음 발견된 인도 상황을 보면 전파 속도가 BA.5보다 3배 빠른 것으로 추정된다"며 "BA.5도 BA.2보다 전파력이 2배 강한 변이인데 BA.2.75까지 유입되면 확산 속도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예상과 달리 8월 초중순이면 하루 30만명까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며 "이어 9월 이후엔 BA.2.75나 다른 변이가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천 교수는 "정부가 더 경각심을 갖고 효과적인 대첵을 세워야 한다"며 "원스톱 진료 치료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동네 개원의에게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를 맡기는 것보다 의료 인프라를 갖춘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적극적으로 대면진료와 치료, 입원까지 담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가 재유행 대응책으로 4차접종 확대를 꺼냈는데 이제 백신으로 면역을 높여 대응하려 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BA.2.75 변이의 전파력 증가와 면역 회피 가능성이 예측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국내발생과 해외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국내 발생추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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