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펄펄 끓는 중국..전력난·인플레 우려
중국에서 한 달 이상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력 사용 증가와 석탄 부족 등으로 벌어졌던 전력난이 재현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펑파이(澎湃) 등 중국 매체는 지난달 이후 전국 71개 국가기상관측소에서 사상 최고 기온이 관측됐다고 14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관측값을 보면 허베이(河北)성 링쇼우(靈壽)현이 44.2도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허베이성 가오청(藁城)과 정딩(正定), 윈난(雲南)성 옌진(鹽津) 등의 최고 기온도 44도를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13일 국지적 고온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폭염 지역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기후센터는 지난 한 달간 전 국토의 50% 이상(502만㎢)에 해당하는 지역과 약 9억명의 인구가 폭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허난(河南)과 산시(陝西)성 등의 일부 지역은 올해 고온 일수가 이미 30일을 넘어섰고, 6월부터 지난 12일까지 전국 평균 고온 일수는 5.3일로 평년(2.4일)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는 1961년 이후 가장 긴 고온 일수라고 국가기후센터는 설명했다.
최근에도 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주일 넘게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84개에 이르는 지역에 최고 수준 경보인 폭염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상하이는 1873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인 40.9도의 낮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각 지역에서는 계속된 폭염으로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기상당국은 지금과 같은 폭염이 앞으로도 2주 이상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더운 날씨는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이른 폭염이 시작되면서 중국에서는 허베이와 허난, 산시 등 7개 지역의 전력 사용량이 지난달에 이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장쑤성(江蘇)의 경우 지난달 17일 하루 전력 소비량이 100GW를 넘어서면서 지난해보다 전력 피크 시점이 19일이나 빨라졌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들은 지난해와 같은 전력난이 다시 발생할 것을 우려해 전기 요금을 인상하거나 일부 에너지 집약기업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주민과 기업에 에너지 절약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생산 정상화와 여름철 폭염으로 중국의 6월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지난해 석탄 부족으로 겪었던 것과 같은 전력난과 전기 사용 제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이 지난해 전력대란 이후 석탄 생산을 늘렸고, 연초부터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장기간의 폭염은 인플레이션 압력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농작물 작황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기상대는 올해 고온 현상으로 인해 허베이와 닝샤(寧夏), 네이멍구(內蒙古) 등 북부지방의 옥수수와 콩, 밀 등 곡물 생산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옥수수와 콩은 돼지 사육시 사료의 주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에서는 소비량이 많은 돼지고기 가격이 물가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렇지 않아도 최근 가격이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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