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을 은행에 고스란히"..초유의 빅스텝에 영끌족 '곡소리'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도 추가로 올라 가계 빚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금융권에선 은행 고정·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내 연 7%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수억원씩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들의 경우 월급의 상당 부분을 은행 빚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전날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은행 대출창구와 주요 대출·부동산 커뮤니티엔 이자 상환 부담을 토로하는 게시글과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단번에 0.50%p(빅스텝) 인상했다. 기준금리가 연 2.25%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 이후 7년11개월 만이다. 빅스텝뿐만 아니라 한은이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7월까지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기준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도 순차적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내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전날 연 6.14%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남은 세 차례 금통위에선 0.25%씩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를 연내 3%까지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출금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분만큼만 올라도 고정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7%를 넘어서게 된다.
변동형 주담대 역시 상승 동력이 커졌다. 변동형 상품은 준거금리로 은행권 자금조달 지수인 '코픽스'를 사용하는데, 코픽스는 수신금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적금 금리에 바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4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6.13%로 역시 연내 7% 돌파가 유력하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차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지난해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4억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이자 부담은 130만원(연간 약 1560만원)이었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9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로 오르면 월이자는 230만원(연간 약 2760만원)으로 늘어난다. 원리금까지 더하면 은행에 매월 270만원 가량을 갚아야 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3240만원으로, 직장인 연봉의 상당 수준에 육박한다. 월급을 고스란히 은행에 내야 하는 셈이다.
한은에 따르면 이번 빅스텝으로 인해 연간 가계 이자부담은 6조5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기준금리 인상폭인 1.75%p를 반영하면 가계의 이자부담 증가액은 연간 22조8000억원에 달한다. 차주 1인당으로 따지면 연간 114만1000원에 달한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무리하게 빚을 끌어다 쓴 20~30대 영끌족이 이번 금리인상기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조사에서 20~30대 가계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47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5조2000억원 늘었다. 그중 취약차주 비중은 6.6%로 다른 연령층 평균(5.8%)보다 높다. 30대 차주의 LTI(소득대비대출비율)는 280%에 달한다.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 부실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대 취약차주의 고금리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1.0% 증가(7.4%→9.7%)했다. 30대는 27.7%(8.3%→10.6%) 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20~30대 '영끌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현세대는 집을 구입할 때 연 3% 이자로 돈을 빌리면 그 금리 수준이 평생 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제는 언제든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어, 금리가 0~3%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가정하에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위험이 있다는 가정하에 경제 활동하시길 조언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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