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채비 이준석, 불화설 나온 친윤계..아슬아슬 '권성동號'

최동현 기자 2022. 7. 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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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李 징계 후폭풍 잡고 '원톱' 구축했지만..장제원 '불화설' 노출
'미봉책' 지도체제, 재분출 조짐..'윤심' 따라 친윤계 內 서열 재편될 듯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남겨 있다. 2022.7.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가 닻을 올리자마자 시험대에 올랐다. 이준석 당대표가 중징계 처분을 받은 직후 '직무 대행 체제'를 선포해 내홍을 조기 수습하는 듯했지만, 당내 친윤(親尹)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의 '갈등설'에 휩싸이면서 또 다른 불씨가 점화됐다.

이준석 대표가 외곽에서 여론전을 펴며 반전 기회를 엿보고 있고, 당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 대표의 성 접대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기점으로 여권 내 권력지형은 물론 친윤계 내 서열도 한꺼번에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으로 불리는 권 대행과 장 의원은 나란히 불화설을 일축하고 있으나 당내는 두 사람의 갈등을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권 대행은 이날 장 의원을 향해 "한 번 동생은 영원한 동생"이라며 "언론에서 그렇게 몰아가는데 장 의원과는 사이가 좋다. 내일 점심도 같이 하기로 했고 수시로 통화한다"고 말했다.

불화설에 즉답을 피했던 장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현 상황에 대해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 뭐가 갈등이고 불화인지 모르겠다"며 "조용히 지켜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차기 당권을 향한 권력투쟁설에 "뿌리가 하나인데 투쟁할 것이 없다. 저는 사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진동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이) 조그마한 일에 삐껴서(삐쳐서) 사발 깨지는 소리를 하겠는가"라며 "장 의원이 그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간 '불화설'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권 대행과 윤한홍·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핵심 인사들과 저녁을 함께 했는데, 장 의원은 지역구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장 의원은 이튿날(11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했던 의원총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권 대행이 지난달 친윤계 중심의 의원 모임 '민들레' 출범을 막았던 것이 갈등의 발단이 됐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당시 장 의원은 민들레 가입을 철회하면서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는 메시지를 올려 갈등설을 봉합하는 듯했지만, '이준석 중징계' 사태 후 당 지도체제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골이 다시 깊어졌다는 해석이다.

여권에서는 차기 당권을 놓고 친윤계 간 '서열 다툼'이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정부의 집권 초기를 뒷받침하려면 임시방편인 직무대행 체제보다는 신임 당대표를 선출해 당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영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민주적 운영과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경찰행정지원부서'신설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반면 임시 지도체제를 가급적 내년 중순까지 유지한 뒤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방안이 권 대행에는 유리한 시나리오다.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권 대행 입장에서는 내년에 전당대회가 열리면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 권 대행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6개월 뒤 당권 도전 가능성'을 묻는 말에 부인하지 않았다.

'직무대행 체제'에 대한 당내 여론이 부정적이고, 친윤계 내에서도 이합집산 조짐이 감지되는 점도 권 대행의 리더십을 흔드는 요인이다. 당내 친윤계이자 민들레 공동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일 좋은 것은 딱 전당대회 치러서 (지도체제 정비를) 깔끔하게 하는 것이 좋다"며 공개적으로 조기 전당대회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 수사 결과'가 나오면 권 대행의 정치적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임시 전당대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 각종 의견이 백가쟁명식으로 분출할 공산이 크다. 이 대표가 수사 결과에 관계없이 '버티기'에 나설 경우, 이를 중재하는 것도 권 대행의 몫이다.

당 관계자는 "경찰이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에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더라도 이 대표는 '재판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논리로 버틸 수 있다"며 "이 대표의 반격을 어떻게 대응하느냐, 새 지도체제를 어떻게 하느냐가 권 대행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성적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심'(尹心)의 향배도 관건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점은 물론 친윤계 내 권력 지형까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정국 안정'에 방점을 두고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할 경우 당내 권력은 장제원 의원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당 관계자는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에 의원들이 동의한 것은 '이준석 중징계로 인한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뜻이 의원들에게 전달됐기 때문"이라며 "정권 초반에 여당이 6개월이나 직무대행 체제로 가는 것에 찬성하는 의견은 거의 없다.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라고 전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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