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곡물수출 재개 '청신호'..인플레 최대 요인 '식량물가' 잡힐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됐던 흑해 주요 항구를 통한 곡물 수출의 재개에 관련 국가와 조직이 뜻을 모으면서 국제 식량 위기와 물가 상승세가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세계적 인플레이션의 주된 요인은 에너지·식량 공급 문제가 꼽힌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튀르키예(터키)·유엔은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4자협상에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이스탄불에 '공동조정센터'를 설립하는 것에 합의했다. 공동조정센터는 우크라이나 곡물 등을 실은 선박이 흑해에서 안전항 항해를 하도록 운송 과정을 조정하는 것을 주요 임무로 한다.
4자협상에 참여한 튀르키예의 훌루시 아카르 국방부 장관은 회담 종료 후 "협상 당사자들이 공동으로 (흑해) 항구의 곡물과 화물을 검사하는 조정센터를 이스탄불에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다음 주 (튀르키예에서) 다시 만나 (관련)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시간가량 이어진 이번 4자협상이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협상 관계자들이 흑해의 곡물 수출 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봉쇄된 흑해 항구에서 중요한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기술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4자협상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선박이 곡물선과 화물선을 안내하고, 해당 선박이 이동하는 동안 러시아군이 흑해에서의 공격을 중단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선박의 무기 반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 튀르키예가 이를 중재하고자 흑해 연안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사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으로부터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며칠 뒤 우리는 유엔 사무총장이 제시하는 구체적 사항에 동의할 것"이라고 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협상의 진전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협상 당사자들의 합의 이행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모든 당사자의 호의와 약속이 여전히 필요하다. 또 협상 합의가 최종 성사되기까지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측은 이번 회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는데, 러시아 측 협상 대표인 표트르 일리체프 외무부 국제기구 부문 담당자는 러시아 현지 언론에 "무기 반입을 막고자 (우크라이나) 곡물 선박을 러시아 자체적으로 검사하고 통제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화물선 운항은 러시아군의 흑해·아조우해 항구 봉쇄로 전면 중단됐다. 해외로 가야 할 2000만톤(t) 이상의 우크라이나 곡물이 오데사 등 주요 항구 창고에 묶였다. 이 여파로 세계 각국에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밀·옥수수·쌀 등 주요 식료품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전체 물가상승에도 영향을 줬다.
시장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 곡물 가격 오름세가 멈춰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곡물 공급 확대, 가격 하락 등의 즉각적인 반응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을 선박이 흑해 주요 항구로 향하고, 공동조정센터 설립 및 실제 운영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곡물 수출 재개 협상의 진전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왔다. 하지만 협상 당사자인 유엔과 우크라이나 측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이 여전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곡물 수출 재개 협의가 휴전 또는 평화협상의 진전으로 이어질 수 없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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