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 바이든 "핵 가진 이란 위험"..이스라엘·사우디 마음 얻기

임소연 기자 2022. 7. 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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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번째 방문국인 이스라엘에서 '이란 핵'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으로 출발하기 직전 백악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이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핵무기를 보유한 이란"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를 파기한 건 엄청난 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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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란핵합의 파기도 비난
(텔아비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현지시간)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 나서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해 이삭 헤르조그 대통령, 야이르 라피드 임시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C) AFP=뉴스1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번째 방문국인 이스라엘에서 '이란 핵'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바이든은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11월 중간선거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패권 국가를 찾아 '대 이란' 전선을 강조하고, 관계 강화를 토대로 석유 증산을 요구하려는 모양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으로 출발하기 직전 백악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의 이란보다 더 위험한 것은 핵무기를 보유한 이란"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를 파기한 건 엄청난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핵무기를 막기 위한 무력 사용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다.

이란과 미국 간 핵합의 복원 협상은 멈춰있다. 핵합의 복원을 위한 미국과 이란 간 간접 회담이 지난달 30일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란은 최근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농도 20%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 농도 90%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다.

중동 국가들은 이란의 핵 능력이 더 커지기 전에 이란을 억제할 새롭고 포괄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고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핵합의 복구에 골몰하기보다 다른 방식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우디는 트럼프 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를 복구하는 걸 탐탁지 않아 한다. 애초에 핵 합의는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이 맺은 것으로, 이란 경제 제재를 일부 풀어주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은 현재 핵합의 복구 조건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미국의 외국 테러단체 목록에서 빼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우디 등 걸프 국가들은 IRGC를 지역 내 큰 위협세력으로 간주한다. 이를 의식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IRGC를 미국 해외 테러조직 명단에 계속 포함할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확답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 (현지시간) 취임 첫 중동 순방을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바이든의 '이란 경계' 발언은 이스라엘을 넘어 다음 행선지인 사우디에도 닿기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을 적국으로 여기는 사우디의 마음을 풀어야 미국이 사우디에 원하는 바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건 원유 증산 문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민주당 내 비판을 무릅쓰고 사우디를 찾는 것이다. 인권 문제 등 때문에 사우디를 "국제사회 왕따로 만들겠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뒤집는 행보다. 러시아 석유가 국제 공급망에서 퇴출되면서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의 원유 증산이 절실하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걸프국가들에 원유 증산으로 글로벌 공급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사우디에서 '걸프협력회의(GCC)+3(이집트·이라크·요르단)'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더불어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 재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은 예멘에서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이 예멘의 수도 사나를 점령하자, 사우디는 수니파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사우디가 예멘 내전을 끝내기를 바란다. 산유국들 간 싸움이 중동 내 불안을 심화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사우디가 예멘 내전을 끝낼 의지가 있다면 무기 판매 금지 조치를 풀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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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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