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꽃 로즈제라늄..로즈제라늄 파리, 모기도 쫓아준다네

2022. 7. 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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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늄의 본명은 펠라고니움Pelagonium이다. 그리스어다. 씨앗이 넓적부리 황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세상에는 200여 종의 제라늄이 있는데, 그중 유난히 향이 센 제라늄들은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향기로, 벌레들에게는 가까이 할 수 없는 독한 냄새로 작용한다. 모기, 파리 등을 쫓아 준다 해서 구문초라 불리기도 한다. 화분 몇 개 집안에 모셔 둘 만하다.

로즈제라늄이 해충 견제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말 그대로 꽃과 줄기에서 강한 장미 향이 나고, 그 냄새가 모기의 접근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로즈제라늄, 구문초의 효과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마당 한쪽에 구문초와 로즈마리, 유칼립투스, 티트리 등 손으로 쓱 훑기만 해도 향기가 진동하는 식물들을 잔뜩 심어주는 것이다. 마당이 없다면 베란다에 화분 여러 개를 배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플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로즈제라늄 화분 한두 개만 놓아도 충분하다.

어린 로즈제라늄은 허브 즉 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잎은 야들야들하고 줄기도 연약하다. 꽃은 이맘때인 초여름에 피는데, 다섯 갈래의 꽃잎이 열린다. 그런데 그 꽃잎 생긴 모양이 수묵화 같다. 분홍색 꽃잎에 진한 핑크색 선은 마치 화선지에 난을 치듯 곱고 힘차게 뻗어나가고, 선의 끝 부분은 붓을 살짝 눌러 물감이 퍼져나가게 한 것처럼 보인다. 세상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로즈제라늄 역시 자세히 보면 볼수록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꽃잎이 무성하지 않고 개방적인 것도 로즈제라늄의 특징. 잎이 무성할 경우 아름다운 꽃잎의 디테일을 놓칠 수 있는데, 깔끔하고 단정하게 열리니 자세히 관찰하기 더 없이 좋은 것이다.

상록 관목에 속하는 로즈제라늄은 키가 약 1.2m까지 성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가녀려 보이던 줄기는 목질로 변하며 단단해진다. 또한 잎에는 수많은 털이 있어서 손가락 끝을 살살 문질러보면 마치 벨벳을 만지는 질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촉감의 부드럽기가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나다. 허브 식물과처럼 로즈제라늄 또한 잎을 문지르면 털들이 일어나면서 향기를 내뿜는데, 그 은은한 장미향을 맡고 나면 이 꽃을 더욱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꽃이 지면 열매를 맺고, 바람 여행을 떠나 씨를 뿌린다(실내에서 사는 경우 시점에 맞춰 창문 밖 화분대에 올려주면 된다). 로즈제라늄의 열매가 잘 날아가는 이유는 그 생김새가 민들레 홀씨처럼 털이 많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황새 부리를 닮은 씨앗은 로즈제라늄의 생명력을 보여주는 신비로운 진화의 결과물이다. 씨앗 끝의 모양이 나사못을 닮은 스크류와 똑같이 생긴 걸 알 수 있다. 세상에, 나사못을 닮은 씨앗이라니. 땅에 떨어진 씨앗이 흙 속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이다. 생명과 종족 번식의 위대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집안에서 키울 경우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반음지에서 잘 자란다. 물은 여름에는 화분 표면이 말랐다 싶을 때마다 적당량 주고, 배수에 신경 써 주는 게 좋다. 화분의 위치도 건조한 곳을 선택하는 게 좋다. 겨울에는 물 주는 주기를 길게 해서 건조한 상태로 월동하도록 도와주도록 한다. 로즈제라늄은 전국의 꽃가게에서 쉽게 볼 수 있고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등에서도 생생하게 살아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로즈제라늄은 화분이나 마당에서 키울 수 있지만 에센스 오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오일을 몸에 살짝 발라 주거나 침구에 묻혀 주면 정신적 안정, 해충 퇴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아트만 사진 위키미디어 참조 국립생태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38호 (22.07.1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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