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증권방송 전문가라더니"..카톡 사진까지 도용
가상자산 거래소 가입..실시간 '리딩 투자' 진행
"매일 시세차익 봐..예탁금 늘려야 수익 커져"
"4배 수익 나 출금하려 했지만 전문가 연락 끊겨"
[앵커]
유명 증권방송 전문가라고 속이고 가짜 SNS를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접근한 뒤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의심을 피하려 전문가의 카카오톡 사진을 도용한 데다, 코로나19 확진일까지 일치시키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황보혜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60대 주식 투자자 A 씨가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입니다.
프로필 사진과 이름은 유명 증권방송 전문가 B 씨.
다른 투자자들의 수익 현황을 표로 보여주면서 자신이 직접 발굴한 종목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리딩 투자사기 피해자 : (홍보) 문구라든지 말하는 게 방송에서 나오던 것과 아주 유사해서….]
A 씨를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시키고 계좌로 일정 금액을 예탁하게 하더니, 실시간으로 종목 매수, 매도 시점을 알려주는 이른바 '리딩 투자'를 진행합니다.
매일 시세차익을 보고 있다면서, 더 많은 수익을 내려면 예탁금을 늘리라고 요구합니다.
그런데 한 달 만에 4배 넘게 수익을 낸 것으로 안 A 씨가 돈을 출금하려고 하자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전문가는 연락을 끊었고 기존 거래소 사이트 접속은 불가능해졌습니다.
[리딩 투자사기 피해자 : (거래소에) 들어가 지지도 않고, 카카오톡도 안 되고…. (피해액이) 3천만 원에 천800만 원 합쳐 4천8백만 원입니다.]
결국, 전문가 B 씨를 사칭하고 투자자들에게 사기를 친 겁니다.
심지어 지난 5월 B 씨가 코로나19에 확진돼 방송을 쉰 날에는 자신도 병원에 있다고 속이기까지 했습니다.
[리딩 투자사기 피해자 : 전문가가 코로나19에 걸려서 일주일 동안 방송을 안 했어요. 그런데 카톡에서도 그 부분이 언급됐어요.]
피해 제보가 잇따르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 B 씨는 자신과는 무관하다며 투자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1:1 상담이나 카톡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사기라고 보고 대응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같은 리딩 투자사기와 거래소 불법행위 등으로 인한 피해는 최근 5년 동안 증가 추세입니다.
특히 작년 피해액은 3조 천2백여억 원으로 한 해 전보다 무려 1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개인에게 투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거래소는 한 곳도 없다며, 전문가가 개입하는 리딩 투자는 반드시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상준 / 변호사 : (거래소에서) 고객의 투자금을 대신 운용해주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코인, 주식이든 금, 오일이든 리딩 투자를 하는 것은 100% 사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과 같은 주식 하락장에선 큰 손실을 만회해보려는 투자자들이 사기단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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