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우비꽃 응원'에 선수들 '골 폭죽' 선물
손흥민, 후반 투입 페널티킥으로 '첫 골'..케인과 4골 합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와 팀 K리그가 맞선 13일 상암벌(서울월드컵경기장의 애칭)은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색깔로 빛났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비에 흠뻑 젖기를 각오한 팬들은 저마다 다른 우비로 개성을 표현했다. 사실상 올스타전이나 마찬가지인 이날 경기를 축하하는 색색의 카드섹션까지 더해진 관중석은 단색의 유니폼만 눈에 띄던 평소와 분명히 달랐다.
주최사인 쿠팡 측의 한 관계자는 “우산 사용을 금지하고 우비를 제공했지만 이미 팬들이 스스로 준비했더라”라고 살짝 귀띔했다.
관중석 곳곳에서 피어난 우비 꽃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이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약 25분 만에 입장권이 매진됐다.
국가대표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뛴다는 이유로 고가의 암표까지 기승을 부렸다. 비 때문에 포기할 경기가 아니었다.
다행히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와 함께 장대비도 조금씩 잦아들었고, 선수들도 화끈한 골 폭죽으로 팬심에 화답했다.
토트넘 에릭 다이어가 전반 30분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슛으로 팀 K리그의 골문을 가른 것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팀 K리그 역시 전반 종료 직전 팔로세비치(서울)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김천)이 헤딩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장대비가 그치면서 찜통으로 바뀐 후반전은 더욱 뜨거운 맞불의 연속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해리 케인이 단 1분 만에 팀 K리그 수비수 김진혁(대구)의 자책골을 유도하자 라스(수원FC)가 후반 6분 토트넘 골문을 찌르는 중거리슛으로 응수했다. 팀 K리그 선수들이 준비한 축구게임 속 세리머니가 나오자 관중석 데시벨은 하늘을 찔렀다.
EPL 최고의 듀오로 불리는 손흥민과 케인의 찰떡궁합도 팬들을 위해 준비된 선물이었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에서만 통산 41골을 합작해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둘은 후반만 뛰고도 각 2골씩, 4골을 합작했다.
케인은 후반 8분 토트넘의 세 번째 골을 터뜨린 직후 손흥민에게 안겼다. 그리고 손흥민이 후반 26분 아마노(울산)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PK)으로 자신의 첫 골을 신고하자 관중석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손흥민은 EPL 득점왕(23골)에 오른 2021~2022시즌 단 1개의 PK도 차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선수다.
팀 K리그는 아마노가 실점 1분 만에 프리킥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퇴장 불운에 그만 무너졌다. 손흥민의 매서운 돌파를 막으려던 수비수 김동민(인천)이 후반 28분 퇴장됐다.
케인이 이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낮게 깔면서 골맛을 봤고, 손흥민이 후반 39분 수비 실책을 틈타 뺏은 찬스에서 쐐기골을 터뜨려 6-3 승리를 결정지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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