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영끌족에 "집값 조정 불가피"..시장선 '거래절벽' 계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서 주택을 산 20~30대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자”는 분위기 자체가 사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은 높은 수준이었고 주가도 PER(주가수익비율)이 15까지 올라가는 높은 수준이었다”며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가격, 주식 가격은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0~30대는 경제생활을 시작한 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적이 없는 분들”이라며 “집을 살 때 연 3% 이자로 돈을 빌리면 그 금리 수준이 평생 갈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경제 상황을 보면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는 상황이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갈 것인지 불확실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는 금리가 0%대나 2~3%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머물 것이라는 가정하에 경제활동을 하는 것보다는,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빅스텝’으로 부동산시장이 장기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완화로 서울의 매매·전세 시장 물량은 늘어났지만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거래절벽’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고물가도 매수세 약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부동산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5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아파트 거래는 1793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3525건)의 7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7~8월이 2학기 개학을 앞두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기간임을 감안할 때 7월 거래량이 61건에 그친 것은 사실상 거래가 끊겼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2%대 돌파는 금리 부담의 임계점을 지나는 것으로 주택시장은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인하·최희진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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