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북송'..민주 "16명 죽인 흉악범들" VS 국민의힘 "죽음의 수렁으로 내몰아"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대립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2일 탈북어민 북송 당시 사진 10장을 공개했다. 2019년 11월7일 포승줄에 묶인 채 안대를 착용한 탈북어민 2명의 판문점 도착부터 북한 측으로 인계까지의 상황이 담겼으며, 이 중 1명이 상체를 숙인 채 얼굴을 감싸고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으려 강하게 저항하는 모습도 있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해 처음부터 귀순이 아닌 월남이었으며 해당 탈북민들은 16명을 살해한 범죄자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의 의무를 방기한 것을 넘어 국민을 죽음의 수렁으로 내몬 죄를 낱낱이 물어야 할 것”이라는 말로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먼저 민주당은 이들에 대해 애초에 귀순으로 인정할 생각이 없었으며 관련법에 따라 정상적인 추방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TF) 소속 의원들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9년 8월 중순 출항한 배에서 북한 선원 3명은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선장과 선원 등 16명을 선상에서 무차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고 도주 목적으로 김책항에 재입항했다가 공범 중 1인이 체포되는 것을 보고 다시 선박으로 도주해서 해상으로 남하했다”며 “10월 30일 우리 정부는 다양한 정보망을 통해 북한에서 16명을 죽인 흉악범들이 동해에서 도주하고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TF는 “해당 어선은 10월 31일 동해 NLL을 넘어왔고 우리 해군 P-3 대잠초계기가 이를 최초로 발견해 즉각 이북으로 퇴거 조치했다”며 “하지만 선박은 다음날 새벽 NLL을 재차 넘어왔다. 해당 선박은 해군 통제에 불응하고 귀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채 북쪽과 남서쪽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도주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11월 2일 해군은 도주하는 어선에 경고사격을 하면서 특전요원을 선박에 직접 투입해 이들을 제압했고 생포했다”며 “이들이 스스로 월남한 것으로 오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 군이 이들을 생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TF는 “현장에서 붙잡힌 2명은 11월 2~3일 관계기관이 함께한 정부 합동정보조사를 거쳤다”며 “당시 군과 관계기관은 여러 출처의 정보를 통해 해당 범죄자의 죄질, 의도, 정황 등을 함께 파악했다. 귀순 동기, 도피 행적,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귀순 의사의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북송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방 결정 후 통일부가 대북 통지를 비롯한 추방절차를 진행했다”며 “우리 측은 북측 인원 추방 및 선박 인계 입장을 2019년 11월 5일 북측에 통지했고 북측은 인원 및 선박 인수 의사를 2019년 11월 6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의 의무를 방기한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13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을 지키지 않는 집단을 정부, 국가라 부를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국가의 의무와 법적 절차를 모두 무시한 채 반인도·반인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포승줄과 안대로 완벽하게 무장 해제된 채 북한으로 향하는 걸음, 어민들이 느꼈을 공포가 어느 정도였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북한으로 넘어가는 순간 탈북 어민의 생명이 무사하지 않았을 것을 문재인 정부도 알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민들이 작성한 자필 귀순 의향서까지 무시한 채 단 며칠 만에 강제 북송을 결정했다”며 “국가는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존재하고 범죄 사실이 있다고 해도 헌법상 우리 국민을 우리 재판으로 처벌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이날 별도로 낸 논평에서도 “문재인 정부는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인 탈북어민의 기본권마저 보호해 주지 않았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하겠다던 말은 정치적 구호에 불과했는가, 북한을 의식한 눈치 보기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 앞에 둔 채 북한을 위해 일한 것인가”라고 민주당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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