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구하려다 딸도 숨져"..'전기선 울타리' 부녀 감전사
[앵커]
야생동물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선 울타리에 60대 농민과 딸이 감전돼 숨졌습니다.
먼저 사고를 당한 아버지를 구하려다 딸도 변을 당한건데 요즘 같은 장마철이 특히 위험하다고 합니다.
정진규 기잡니다.
[리포트]
밭 주위에 모인 119구조대원들이 다급히 심폐소생술을 합니다.
충북 옥천군의 콩밭에서 60대 남성 A 씨와 30대 딸이 쓰러진 채 발견된 건 어제(12일) 오후 6시 반쯤,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전기선 울타리 인근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우려던 아버지가 먼저 감전 사고를 당했고, 이어 아버지를 구하려던 30대 딸도 변을 당했습니다.
타지에 사는 딸은 오랜만에 부모님 댁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주민 : "친정에 왔대, 어제. 아버지가 저녁 먹을 때가 됐는데도 안 들어오니까 찾아 나왔다고..."]
사고가 난 전기선 울타리는 야생동물의 농작물 접근을 막기 위해 A 씨가 직접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기 설비 업체 관계자 : "직접 농업용 (전기) 박스에다 선을 연결하니까, (일반 철선에) 220V라는 전류가 직접 흘러서 위험한 겁니다."]
야생동물이 접근했을 때만 순간적으로 높은 전류가 흐르는 인증된 전기 울타리와 비교된다는 겁니다.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전기선 울타리는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기와 습도로 전기 저항이 줄어 더 쉽게 감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대일/한국전기안전공사 점검부장 : "비가 오는 상황에서 몸이 젖어 있는 경우에 접촉 저항이 낮아지면 전류가 더 잘 통할 수 있거든요."]
지난해에도 강원도 평창과 경북 상주, 대전 등에서 관련 기준에 맞지 않는 전기선 울타리에 감전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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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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