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전북 노동자.."고용불안 높고 임금은 낮아"
[KBS 전주] [앵커]
잇단 산업재해와 고용 불안, 하루 이틀 일이 아니죠.
지역 내 노동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불안정성은 높고 임금은 낮은 전북 노동자들의 현실.
안승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대차 전주공장에 이어 건설 현장 곳곳에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지만 끊이지 않는 희생.
전북의 재해 노동자 수는 2천16년 3천3백여 명에서 3년 만에 4천 명 대로 늘었고, 업무로 숨진 이들의 비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일상에 만연한 전북 노동자들의 위험, 다른 지역보다 취약한 노동 현실과 관련 깊습니다.
[노현정/전북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정책국장 : "시간제나 계약직 노동자의 경우 안정적인 일자리가 아니다 보니, 4대 보험 등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일하다 다쳐도 산재 적용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죠."]
전북노동정책연구원이 임금노동자를 대상으로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북은 전국 대비 고용률은 낮고 비정규직 비율은 7.9% 높으며, 5인 미만 영세 사업장 노동자의 비중이 컸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국보다 7.6% 낮고, 고용 형태별 임금 격차는 상대적으로 커 '불안정 저임금 우세형'의 특징을 보입니다.
휴가를 가지 못하는 비중은 60%를 넘고, 일용직의 67.4%가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을 전후로 취업자 수는 전국 대비 3배 넘게 줄어든 반면, 시간제 일자리만 7배 늘었습니다.
일자리 악화는 결국 청년 인구 유출의 핵심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지연/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일자리 질 문제와 같이 개선되고 연동돼야 노동 시장에서 지역을 떠나거나 계속 이직하지 않고 머물러 있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전문가들은 대상별로 구체적인 정책 마련과 노동안전보건 전문기관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노동권 향상을 위해 지방정부가 집단적 노사 교섭 창구로 역할해야 한다는 주장도 폅니다.
[강문식/전북노동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기업 지원 정책의 하위범주로 노동에 접근할 게 아니라. 괜찮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접근 방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노동 행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행정 조직부터 제대로 만들어야죠."]
도민 삶과 밀접한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그래픽:김종훈
안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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