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만나 흑해 곡물 운송 돌파구 찾나

박용하 기자 2022. 7. 1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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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유엔 포함 4자협상
흑해 기뢰 제거 입장 차 팽팽
다뉴브강 통해 일부 수출 개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터키), 유엔 대표들이 13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만나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을 논의하는 4자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 식량 위기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표트르 일리이체프 러시아 외무부 국제기구국 국장은 12일 인테르팍스통신에 “우크라이나 곡물 운송 문제 논의를 위한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국방부 간 협의가 내일 이스탄불에서 열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대표가 동참하고, 유엔 대표도 참관자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적인 식량 위기가 심해진 가운데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보리, 옥수수 등의 주요 수출국이며 해바라기 기름은 세계에서 거래되는 양의 절반가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 운송로였던 흑해 항구가 전쟁으로 막히며 수출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식량 공급 감소와 가격 급등을 불렀고, 튀르키예는 두 나라 사이를 중재해 왔다.

협상이 어렵게 시작됐지만 실질적 성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는 곡물 운송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우크라이나가 흑해에 매설된 기뢰들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기뢰를 제거하면 러시아가 오데사 등의 항구 도시에 상륙 작전을 벌이기 쉬워진다며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선 흑해에 대한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봉쇄한 흑해 대신 다뉴브강을 통한 곡물 수출을 우선 개시했다. 다뉴브강은 루마니아와 헝가리 등 유럽 각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강으로, 러시아는 개전 초기 이 강 인근에 있던 뱀섬(즈미니섬)을 점령한 뒤 다뉴브강을 이용한 수로를 차단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가 다시 뱀섬을 탈환하면서 수로가 열리게 됐다.

하지만 다뉴브강을 통한 운송량에는 한계가 있어 곡물 수출 정상화를 위해선 흑해 교역로 재개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이전 곡물 수출의 80% 정도를 흑해 교역로에 의존했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에 묶인 곡물이 2000만∼2500만t으로 추산되며, 이 중 다뉴브강을 통한 수출량은 소량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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