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운 너머 행성 '생명의 물' 흔적 찾았다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대성운’ 적외선으로 포착
1150광년 밖 행성엔 수증기…‘다른 생명체 찾기’ 단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 잡아낸 우주 사진을 1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진행한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추가로 공개했다.
하루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공개한 ‘SMACS 0723’ 은하단 사진에 이어 총 3건의 천체 사진과 1건의 특정 외계 행성 대기 분석 결과를 전 세계에 소개한 것이다. 특히 행성의 대기 중 물을 발견한 것은 다른 생명체를 찾는 데 중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제임스 웹 망원경의 촬영 자료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용골자리 대성운’이다.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이 성운은 수광년 거리에 걸쳐 우주에 광범위하게 펼쳐진 모습이 장관이다. 용골자리 모습은 마치 산맥 같은 성운 너머에 자욱한 안개가 넓게 낀 강가를 연상케 한다. 이 때문에 사실 성운 너머의 별들은 이전까지는 관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 관측에 특화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용골자리 대성운을 투시했다. 성운 너머의 별들까지 샅샅이 찾아낸 것이다.
NASA는 주로 가시광선을 쓰고 적외선과 자외선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용골자리 대성운 사진도 같이 공개해 비교해 보였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에서 성운 너머의 별이 훨씬 많이 선명히 보인다. 또한 지구에서 2억8000만광년 떨어진 ‘스테판 5중주’ 은하군도 모습을 나타냈다. 눈에 보이는 은하는 5개이지만, 실제로 중력이 상호작용하는 은하는 4개다.
NASA는 ‘스테판 5중주’ 사진에 대해 은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중력 작용을 통해 은하들이 일종의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NASA는 “이 사진이 상호작용을 통한 초기 은하의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지구에서 2500광년 떨어진 남쪽고리 성운 사진은 두 장이 공개됐다. 이 사진은 죽어가는 별 주변으로 가스가 팽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장은 근적외선 카메라가, 나머지 한 장은 중적외선 카메라가 촬영했다. 빛의 성격에 따른 색상 차이가 정확히 읽힌다. 또한 지구에서 1150광년 떨어진 외계 행성인 ‘WASP-96b’도 제임스 웹 망원경의 카메라 앞에 포착됐다. 하지만 관측 대상은 겉모습이 아니라 대기 조성 물질이었다. 거대 가스 행성이고 질량이 목성의 절반인 이 외계 행성은 이미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제임스 웹 망원경이 이 행성의 대기에 구름이 있고, 특히 뚜렷한 물의 흔적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행성을 감싼 대기에 수증기가 포함돼 있다는 뜻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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