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쫓으려 직접 만든 전기울타리에 '부녀 참변'
멧돼지를 쫓으려고 만든 전기 울타리에 아버지와 딸이 감전돼 숨졌습니다. 비용 때문에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아서입니다. 이런 사고, 처음이 아닙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전기안전공사 사고 조사원들이 배전반 전압을 확인합니다.
220V가 흐르는 걸 확인하고 급히 전기를 끊습니다.
[넘어오시면 안 돼요. 전선줄 살아 있습니다.]
밭을 둘러싼 전기 울타리엔 220V 전기가 흐르고 있었는데 안전장치는 봉지에 든 차단기 두 개가 다였습니다.
어제(12일) 저녁 6시 40분쯤 이 밭에서 60대 아버지와 30대 딸이 숨졌습니다.
전기 울타리에 감전된 겁니다.
[출동 구급대원 : 저희가 갔을 때 다리 쪽 (상처가)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줄처럼.]
[주민 : '아버지 좀 모시고 와라, 저녁 먹을 때가 됐으니' 그래서 딸이 나와서 아버지가 쓰러졌으니 잡아당겼을 거 아냐.]
전기 울타리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한 용도입니다.
숨진 아버지가 3년 전 직접 설치했습니다.
전기 울타리는 이 220V 농업용 전기를 사용했습니다.
연결된 전선을 따라가 보면 울타리로 바로 이어집니다.
언제든 사고 가능성이 있는데 안전장치는 없었습니다.
낮은 전압으로 바꿔주는 '목책기'라는 장치를 써야 하는데 가격이 비쌉니다.
[전기울타리 업체 관계자 : 목책기는 펄스 전기라고 해서 튑니다. 탁탁 튑니다. 팍 튀고 말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이 스치거나 만져도 목책기는 손을 떼게 돼 있어요.]
지난해 8월 평창에서도 직접 만든 전기 울타리에 걸려 5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지난 6년 동안 이런 사고만 5번째.
하지만 계도나 대책은 없습니다.
(화면제공 : 충북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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