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차량 10대 중 1대 '체납'..단속현장 '사연들'

[앵커]

자동차세를 내지 않은 차들을 서울시가 오늘(13일) 단속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차 10대 가운데 한 대꼴로 세금을 안 냈다는데, 백희연 기자가 같이 다녀봤습니다.

[기자]

노란색 압류 딱지를 차 유리창에 붙입니다.

견인 차량이 12인승 차량 바닥을 들어 올리고, 지하주차장을 나섭니다.

이 차는 지난 2013년 폐업한 웨딩업체 법인차량.

지방세 24건, 과태료 47건, 약 1억 1200만 원이 넘는 세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석근/서울시 38세금징수과 조사관 : 통행료도 안 내고 자동차세도 안 내고 의무보험도 안 들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서 저희가 최대한 빨리 (차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단속 차량에 달린 카메라는 주변 자동차 번호판을 자동으로 판독합니다.

카메라 앞으로 자동차가 지나가면 체납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체납차량이면 단속음과 함께 알림이 뜹니다.

서 있던 흰색 차량, 단속 대상입니다.

22건, 약 378만 원의 과태료를 체납했습니다.

차주에게 통보한 뒤 번호판을 떼어냅니다.

[체납차량 소유자 : 제가 생활이 넉넉지가 못해가지고… 나눠서 분납해서 (세금을) 내고 있는 중이에요.]

지난달 말 기준, 서울시의 자동차세 체납액은 1588억 원에 달합니다.

시에 등록된 차량 10대 중 한 대꼴로 세금을 내지 않은 겁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체납차량도 늘고 있습니다.

독촉하는 조사관들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김영철/서울 노원구청 주무관 : 이 어려운 시국에 먹고살기 힘든데 봐주면 안 되겠느냐. 숨 좀 돌릴 수 있게 해줘라, 그런 내용(의 하소연)이 많죠.]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한나절 만에 단속된 차량은 195대.

체납 금액만 1억 750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 생계가 어려워 세금을 못 낸 경우는 체납 처분을 일시 유예해주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