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잇고잇] 오픈런 '1번'으로 입장하면 원하는 샤넬 백 살 수 있을까?

보도국 2022. 7. 13.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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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잇고잇 박현우 기자입니다 새벽 2시20분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앞입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내일 오전, 이제 오늘 오전이죠, 10시반 문을 여는 샤넬 매장 입장을 위해, 오픈런을 위해서 이렇게 나와 있는데요,

오늘의 오픈런 영광스럽게도 제가 첫번째 순서입니다. 여기에는 조금 사연이 있는데,

<현장음> 혹시 몇시쯤 나오면 앞에 설 수 있어요? 제가 내일 나오려고 해가지고. (한 밤 12시쯤에는 나오셔야 돼요.) 샤넬 가격이 오른다고 하고 아직 안오른거죠? (내일 오른다는 얘기도 있고…)"

하루 전, 사전 답사 차 나갔던 날이 가격 인상 전 마지막 날이라 평소보다 '오픈런 열기'가 뜨거웠던건데, 이를 감안하지 않고 너무 일찍 나갔던 건데요,,

제 오픈런의 목표는 결혼을 앞둔 회사 선배로부터 부탁받은 백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최소 7~8시간은 한 자리에만 앉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나름 단단히 대비를 했습니다.

의자를 편 뒤 정리하고 앉아있으니 새벽 3시쯤, 한 중년 여성이 제 뒤로 줄을 섰습니다.

<현장음> "커피 하나 드릴까요. (자주 오세요?) 저는 취재할 겸 직접 체험해 보려고 왔어요"

편의점에서 산 음식들을 먹고, 편한 바지로 갈아입고 모기 기피제를 뿌린 뒤, 유튜브를 보며 최근 시작한 테니스 스윙도 따라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간 중간 쪽잠도 잤는데, 저처럼 오래 기다릴 각오를 하고 나가실 분들이라면, 모기 기피제는 필수구요, 편한 의자나 돗자리, 목베개를 챙기시길 추천 드립니다.

새벽 네시반쯤부터 슬슬 동이 텄는데, 이 때부터 여섯시 반까지는 한 시간에 한 명 꼴로 대기자가 늘어났습니다.

오전 8시 전후로는 줄이 제법 길어졌습니다.

특히, 이 때 쯤부터는 '오픈런 대행 알바'와 교대하는 실구매자들도 많이 목격됐는데요,

<현장음> "도저히 살 수가 없어서, 일찍 나올 자신도 없고해서…"

저도 알바를 써볼까 하고 사실 알아봤었는데, 비용은 3시간에 4만원 정도선에서 책정돼 있는듯 했습니다.

9시반쯤 되니, 20명이 조금 안되는 수준으로 대기줄이 길어졌습니다.

이른 아침, 이른바 '노숙런'에 뛰어들게 된 사연은 다양했는데,

<현장음> "예물사러.. (아 예물!)"

<현장음> "와이프 선물 사러..(기념일이세요?)"

대부분의 경우, 오픈런을 통해 애초에 사려고 했던 상품을 살 수 없다는 사실 역시 이 때 처음으로 알게 됐습니다.

<현장음> "(10번 나오셨다 치면..?) 1번 살까말까.. 네 운빨.."

<현장음> "(몇 번 정도 나오셨어요?) 5번? (5번 정도 나와서 원하는 것 한 번도 못산..?)그냥 운빨인 것 같은데"

<현장음> 9시40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제가 이 곳에 나온지 8시간이 넘어가고 있는데 건데요, 이제 10~20분 사이에 번호표를 나눠준다고 합니다.

'입장 등록'은 오전 10시 정각쯤 이뤄졌습니다. 흔히들 아는 것처럼 실제로 '런'을 하는 시스템은 아니었고요,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대기 순서에 따라 제한된 인원만 매장에 입장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오픈런의 결과물을 드디어 손에 쥐고 나왔습니다. 제가 1시40분쯤 이 곳에 왔으니 약 10시간만인데요,

지인이 부탁했던 상품이 없어서 이것저것 고르느라고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언박싱을 한 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제품입니다. 휴대전화? 화장품 몇 개? 들어가면 딱 적당한 사이즈? 패턴이 정확하게 대칭돼 있는게 예쁘네요.

사실 애초에 선배가 사달라고 했던 제품은 아니긴 하잖아요. 영상통화 걸어서 선배한테 물어보고 추천받은게 이거였고, 직접 보시니까.. 예쁘.. 예쁘네요...

오늘 사는 샤넬이 가장 싸다 이런 격언 아닌 격언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리셀, 샤테크 이런 걸 절대 중점적으로 염두에 두지 않고 샀습니다.

가치가 올라가면 사랑의 크기도 커지지 않느냐 이런 말씀을 드린건데..

저는 이걸 선물하고 여자친구와의 사랑이 커지기만을 (갑자기요?)네.

박기자는 오픈런 할때 안 힘들었어요? 명품 명품 이야기만 들었지, 가서 보니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저는 두 번 다시는 안할 것 같아요.

미래의 아내가 될 분이 이걸 원한다, 그럼 오픈런을 한다 안한다?

그런데 저는 해보니까 너무 힘들어서 오픈런.. 건강 챙기면서 하십쇼.

명품의 가격이 떨어질리는 없기 때문에 또 다시 가격인상설이 흘러 나오기 시작하면 오픈런 줄은 길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오픈런 현상이나 리셀 문화가 계속해서 활성화 될지는 의문이라는 그런 의견도 있는데, 전문가 의견도 직접 들어보시죠.

<김동하/한성대 미래융합사회과학대 교수> "금리 인상기에도 이런 유통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 시기에 물가는 올라도 주가는 빠지고 있는 것처럼 명품 가격은 무조건 오른다, 이런 불패 신화 같은 것은 조금은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두잇고잇 '오픈런 체험'은 여기까지입니다. 궁금한 점이나,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으면 좋을 아이템 댓글로 남겨주시면 열심히 발로 뛰도록 하겠습니다.

#두잇고잇 #샤넬 #오픈런 #언박싱

(기획 정현욱, 취재 박현우, 편집 정경훈·고현지, 촬영 홍수호·이영규·전병헌)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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