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러군 점령한 마을에 남아..'생의 끝'까지 주민 지켰다
이번엔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마을에 남아서 끝까지 사람들을 돕던 시장의 가족들이 러시아군에 살해당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저희 취재진이 유족을 만나봤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김민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월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모티즌 시에 러시아군 탱크가 들어왔습니다.
올랴 시장과 그 가족들은 불안에 떠는 주민들을 돌봐야 했습니다.
[올레나/올랴 시장의 딸 : 우리 가족은 노인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모은 뒤 집으로 찾아가 나눠줬습니다.]
러시아군은 점점 포악해져 갔습니다.
올랴 시장의 남편 이고르와 아들 올렉산더는 목숨을 건 탈출 작전을 세워 실행에 옮겼습니다.
[올레나/올랴 시장의 딸 : 마을을 빠져나올 때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쓰러진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모두가 죄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시장의 딸 올레나는 자신의 딸을 지켜야 했기에 마을을 빠져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주민들을 더 구하겠다며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그것이 마지막 인사였습니다.
[올레나/올랴 시장의 딸 : 이웃에게서 부모님과 남동생이 납치를 당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열흘 뒤 그녀의 가족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올레나/올랴 시장의 딸 : 나는 도대체 왜 혼자 살아 있는 걸까?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걸까? 도무지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올레나는 희생된 가족의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끝까지 살아남겠다면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규탄했습니다.
[올레나/올랴 시장의 딸 : 나의 딸이 우리 가족들에게 받은 사랑, 그리고 그들의 애국심과 헌신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이를 위해 나는 모든 것을 다할 것입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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