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길가다 '쾅', 여전한 지뢰 지대..우리집 뒷산에도?

윤수한 2022. 7. 1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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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윤수한 기자입니다.

며칠 전 강원도 철원에서 지뢰폭발로 추정되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전방의 접경 지역을 빼고도 전국의 지뢰 지대는 서울과 부산 등 여전히 서른 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왜 해결이 늦어지고 있는 건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남한산성 자락을 따라 30분 정도 올라갔습니다.

등산로 곳곳에 빨간색 지뢰 표지판과 철조망이 눈에 띕니다.

미처 없애지 못한 지뢰 때문에 사고가 날 수 있단 경고문도 보입니다.

[등산객] "위험한 지역은 못 들어가게끔 방송 자주 한다고요."

남한산성 주변에는 군 시설 보호 등을 이유로 한국전쟁 이후 지뢰 1천 개가 매설됐습니다.

20여 년 전부터 제거가 시작됐지만, 지금도 40여 개는 회수하지 못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뢰 한 개가 발견된 상황.

주의가 필요하지만 일부 경고문은 풀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고, 철조망이 없는 곳에선 어디까지가 위험구간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박은정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저런 식으로 안내문이 있을 경우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의 출입이 가능하기도 하고‥"

지금 이쪽 능선을 넘어서는 한창 지뢰 제거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요.

얼마 전 많이 내린 비로 이쪽 경사로를 따라선 물길이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혹시 발견 못 한 지뢰가 휩쓸려 내려갈 위험성이 있어 보입니다.

역시 지뢰 1천 개가 묻혔던 서울 남쪽 우면산.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등산객] "지뢰 여기서 한 번 폭발했어요. 옛날에. 그래서 이거 울타리 한 거에요."

그런데 표지판만 보면 지뢰 위험이 끝났다는 건지, 진행 중이라는 건지 애매합니다.

안전하다면 왜 굳이 과거 지뢰지대라고 표시를 해둔 걸까요.

사실 이곳 우면산은 지뢰 제거 작업을 마쳤지만, 18발의 지뢰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서울과 경기 등 지뢰가 남아있는 후방 지뢰 지대는 35군데.

회수 못한 지뢰도 2천3백여 개에 달합니다.

작년까지 제거하겠다는 국방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지뢰 제거도, 현장 관리도 부실한 가운데 인명피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58살 김철기 씨.

작년 6월,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한 뒤 의족에 의지해 지내고 있습니다.

당시 고양시의 한강하구 습지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다가, 유실된 발목 지뢰를 밟아 사고가 난 겁니다.

[김철기 / 지뢰 사고 피해자] "발을 디디는 순간에 뭔가 강력한, 아주 스프링 있잖아요. 스프링을 밟은 느낌이었어요. 밟으면서 '텅' 튕겼는데 충격으로 뒤로 딱 넘어졌어요. 근데 너무 기분이 이상한 거예요."

헬기로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다리를 잃은 충격이 1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김철기 / 지뢰 사고 피해자] "습지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까 장화를 신고 있었는데 장화 밑부분이 없는 거에요. 오른쪽. 차라리 기절을 했다든지 정신을 잃었다면 트라우마가 지금까지 이렇게 크지 않을텐데‥"

사고 6개월 전, 고양시는 군부대에 습지 일대 수색을 요청했지만 군은 탐방로 등 일부 구간만 탐지했습니다.

그런데도 군은 관리 책임이 고양시에 있다며, 일체의 조사나 수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3일, 강원도 철원에서 대전차지뢰가 터져 굴착기 기사가 숨진 사고도 마찬가지.

역시 군이 사고 한 달 전 주변을 탐색했지만 지뢰를 찾지 못했는데, 군은 "사고 지점은 작전구역 밖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기호 /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 "국방부 장관이 대국민 설명을 하고 유족들한테 가서 무릎꿇고 사죄를 해야죠. 어떻게 적을 잡으려고 묻어놨던 지뢰들을 군이 관리를 잘못해가지고 국민을 폭파시켜?"

정전 이후 지금까지 파악된 민간인 지뢰 피해자는 1천 171명.

군 차원을 넘어 국무총리가 총괄하는 지뢰 전담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은 1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바로간다, 윤수한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이상용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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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영근 이상용 /영상편집: 조민우

윤수한 기자 (belifact@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87920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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