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영원한 형제?..'윤핵관' 권·장에 쏠리는 시선
공식석상 안 보이는 장제원..권성동 "잘 지내고 있다" 불화설 일축
윤핵관 분화 관측 속 '尹心은 어디에' 향배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홍준석 기자 = "잘 지내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장제원 의원과의 불화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내놓은 답변이다.
권 대행은 "장 의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관계 이상설을 일축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두 사람 사이에 균열이 감지된다는 당 안팎의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다.
당내 친윤계 주도로 추진됐던 '민들레' 모임을 놓고 부딪혔던 두 사람은 장 의원이 페이스북에 "A brother is a brother·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민들레 불참을 선언, 한발 물러서면서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이준석 대표간에 '6개월 당원권 정지' 중징계 결정 이후 리더십 공백 사태에 놓인 당의 지도체제 결정 과정에서 두 사람 간에 미묘한 기류가 다시 감지되는 흐름이다.
이준석 체제의 '실각' 위기로 '포스트 이준석' 차기 당권 경쟁이 조기에 물밑 점화된 가운데 두 사람의 관계가 갈림길에 서면서 윤핵관으로 대변되는 친윤 그룹의 분화도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분화 양상은 향후 본격적인 전대 국면으로 전환, 차기 당권 구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어느 당권주자 쪽에 힘을 싣느냐를 놓고 수면 위로 공개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권 대행과 장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 친이(친이명박)·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면서 정치적 뜻을 함께 해왔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의 최측근 조력자로 활약해 윤석열 정부 탄생에 나란히 개국공신이 됐다.
장 의원은 인수위 시절 당선인 대변인을 맡으며 조각 등 새 정부의 밑그림을 짜는 작업을 주도했다. 당에 남아 있던 권 대행은 압도적 표차로 여당의 원내 사령탑에 오르며 윤석열 정부의 든든한 전방 지원군을 자임했다.
그러나 6·1 지방선거 후 장 의원이 주도해온 '당·정·대' 오픈 플랫폼 '민들레' 모임에 권 대행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면서 두 사람의 이견이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형제애'로 다시 의기투합하는 듯 했던 두 사람은 이 대표의 징계 이후 당의 향후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생각을 달리했다.
권 대행은 현재의 이 대표 부재 상황을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 직무대행 체제를 선언하며 어수선한 당 상황 정리에 조기에 나섰다.
직무대행 체제 돌입 후 비대위를 거쳐 정기 전당대회로 가는 경로를 밟거나 아니면 비대위 단계 없이 직무대행 체제에서 바로 전당대회로 직행하는 로드맵이다.
이는 당헌·당규에 기반한 것이나, 잠재적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권 대행의 정치적 시간표와도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지금 당장 전대를 치를 경우 원내대표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권 대행으로선 도중에 원내대표를 하차하지 않는 한, 도전할 길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 된다.
장 의원은 포스트 이준석 지도체제를 놓고 공개적 발언을 내놓은 적은 없다. 하지만 장 의원은 이보다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선호한다는 얘기가 의원들 사이에서 전해졌다. 집권 1년차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관리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다.
장 의원 외에 친윤 그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복귀 통로를 원천차단할 수 있는 전대 실시 카드를 선호하는 기류가 적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권 대행이 자락을 먼저 깔았던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던 지난 11일 의원총회에 장 의원이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그의 불출석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여러 정치적 해석이 뒤따랐다.
여기에 윤 대통령과 권 대행 등 일부 윤핵관 인사들이 의총 하루 전날인 10일 회합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장 의원은 자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장 의원은 박형준 부산 시장과 선약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잠재적 차기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6·1 보궐선거로 국민의힘 간판으로 원내 재입성에 성공한 뒤 일각에서 안 의원과 장 의원간 전략적 제휴설이 심심찮게 돈 것도 권 대행과 장 의원 사이에 긴장을 불어넣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두 사람간에 거리가 감지되면서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당 일각에서는 친윤 그룹이 '권성동파'와 '장제원파'로 나뉘어 분화의 길로 이미 접어들었다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지도체제를 둘러싼 입장차일 뿐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장 의원이 최근 공개적 언급을 자제하며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권 대행과 충돌을 원하지 않는데 따른 상황관리 차원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권 대행과 장 의원의 관계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경찰 수사 결과 발표와 맞물려 당의 지도체제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할 시점이 왔을 때, 그리고 그로 인해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게 될 때 다시 한번 기로에 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두 사람을 바라보는 윤심의 향배도 주목된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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