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최고위원 출마 러시.."결국 남는 건 친명·반명 계파 갈등 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을 사흘 정도 앞두고,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반명(반이재명)계의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친명계 후보들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기류에 힘을 보탰고, 반명계 후보들은 '이재명 때리기'를 시도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난립한 여러 후보들 간 폐파 갈등만 남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최대 15명까지 거론된다.
◇친명계 어대명 굳히기 돌입…"민주당 강한 리더십의 적임자는 이재명"
정청래 의원은 지난 6일 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민주당이,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그 적임자는 이재명 전 대선 후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촉구한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은 지난 10일 출마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기간 당시 선대위 총괄상황실장을 맡은 사실을 강조했다. 서 의원은 "이 의원이 저를 믿었으니 부탁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처럼회' 소속인 친명계 장경태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양이원영 의원은 지난 11일 "비록 패했지만 (우리에게는) 역대 가장 많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재명이라는 자산이 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수진 의원(동작을)은 1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의원실 측은 출마 계이에 대해 "이재명 의원 지지자 모임 등 여러 곳으로부터 출마를 권유받았다"
친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박찬대 의원도 출마를 결심했고, 김병기·김병욱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명계 어대명 견제 돌입…"이재명 책임의식 가져야"
반명계 의원들은 12일부터 연이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었던 윤영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당대표 시절의 원칙과 상식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며 최고위원 도전을 선언했다. 이어 "그 길만이 국민의 신임을 되찾고 국민을 지키는 길이기 때문"이라며 "그 길에 제가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기정사실화됐다고 봐야 한다"며 "이제 선택은 당원과 국민의 몫"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고민정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누군가의 당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당이며, 자랑스런 나의 민주당이어야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한 사람의 영웅이 세상을 바꾸는 시간은 끝났다"며 어대명 기류를 견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친문계 고영인 의원은 14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이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고 의원은 "지방거에서 인천에 출마하는 바람에 당에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며 "책임 의식을 갖는다면 이번 출마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의원들도 출마를 만류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이 의원의) 출마는 임박했다"며 "그 문제를 (더 이상)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호남 대표로 나온 송갑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친노(친노무현)도, 친문도, 친명도 아니다"며 "계파에 기대고 열성 지지자를 등에 업고 정치를 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후보 최대 15명 난립…남는 건 계파 갈등 뿐
친명계와 반명계 후보들이 최대 15명까지 출마할 정도로 판이 커진 배경에는 '특정 계파의 지도부 장악' 에 있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친명계에서 최고위원이 다수 배출되면 민주당 지도부가 완전한 '이재명 체제'로 흐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당연직 최고위원인 박홍근 원내대표도 친명계로 분류된다. 친문 등 반명계는 이를 견제하고 나서는 형국이다. 연이틀 보인 출마 러시가 '이재명 친정체제'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청와대 출신인 윤 의원과 고 의원은 청와대 비서진 소속 의원들이 주축인 '초금회'의 전폭적 지원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내 일각에선 '편 가르기' 식 계파 갈등만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초부터 친명, 반명의 구도로 분석되는 것 자체가 당 내부에 계파 갈등이 뿌리깊게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당대회 직후의 당내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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