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가고 '새로운 자본주의' 온다.. 기시다 본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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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펼칠 경제 정책 기조에 관심이 쏠린다.
성장에 방점을 찍은 아베 전 총리의 경제 노선, 즉 아베노믹스와 다른 결이었지만, 반발에 부닥쳐 다시 성장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인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를 찾는 것도 기시다 총리의 과제다.
올해 가을부터 연말 사이에 기시다 총리가 누구를 인선하느냐가 정책 방향을 암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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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정책은 재정건전성 중시로 바뀔 듯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난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펼칠 경제 정책 기조에 관심이 쏠린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내세웠다. 성장에 방점을 찍은 아베 전 총리의 경제 노선, 즉 아베노믹스와 다른 결이었지만, 반발에 부닥쳐 다시 성장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금융 완화를 주도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임기가 마침 곧 끝난다. 경제 정책에서 '기시다 색'을 드러낼 기회다.
①새로운 자본주의, 성장이냐 분배냐
기시다 총리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주창하면서 “신자본주의가 심각한 분열과 갈등을 낳았다"며 "분배가 있어야 성장도 있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의 과실이 일부 수출 대기업과 직원 등 소수에게만 돌아갔다고 우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집권 자민당 보수파의 불만을 샀다. 금융소득 과세 확대 정책 등을 놓고 시장도 반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단 한 발 물러섰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새로운 자본주의 실행 계획'에서 성장을 부각시켰다. 분배 정책의 명칭을 ‘사람에의 투자’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탈탄소 산업 등 새로운 성장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 나면 다시 분배 정책을 꺼낼 계획이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보도했다. 대형 선거가 없는 2025년 7월까지를 이르는 '기시다 황금의 3년'을 만나 자기 정치 시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보였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기시다 총리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분배'로 가자니 아베 전 총리를 '배반'하는 것처럼 보이고, '성장'을 유지하자니 고인에게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단 물가 대책에 집중하면서 '실행 계획'에서 제시한 인재 재교육, 소액투자 지원 정책 등을 하나하나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금융완화 정책의 출구는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인 금융완화 정책의 출구를 찾는 것도 기시다 총리의 과제다. 올해 들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금리인상 등 긴축 통화정책으로 전환했음에도 구로다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은 금융완화를 고집했다. 결과는 기록적 엔저였다. 수입물가 추가 상승 탓에 가계와 기업이 고통받았다.
경제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에서 금융완화 정책을 당장 바꿀 수는 없다는 전망이 대세다. 주목되는 건 내년 4월 임기가 종료되는 구로다 총재의 후임이다. 올해 가을부터 연말 사이에 기시다 총리가 누구를 인선하느냐가 정책 방향을 암시할 전망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이그제큐티브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전 총리의 부재로 적극적 완화론자가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지명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③국가 빚 무한정 확대는 그만
아베노믹스의 ‘두 번째 화살’인 확장적 재정정책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국가는 아무리 빚을 많이 져도 상관 없다”, “일본은행은 정부의 자회사”라는 발언에서 보듯, 아베 전 총리는 매우 적극적인 재정 지출 확대를 주장했다. 반면 기시다 총리는 국가신인도를 위해 재정건전성을 중시한다. 방위비 증대, 새로운 자본주의 정책을 위한 인적 투자 등 정책을 추진할 때 그는 재원부터 챙긴다. 금융소득 과세 확대 정책 추진의 명분도 재분배를 위한 재원 마련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방위비 증액 억제 등을 통한 재원 확보로 재정건전성을 회복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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