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부인 김나영 박사 "독박육아?..남편이 아기띠 메고 세미나 다녀"

"외국 잡지 인터뷰가 확대해석 되어 오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13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과학기술원 고등과학원에서 2022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2022.7.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둘째 때 저는 밤 중 수유 한 번도 안 하고 남편(허준이 교수)이 다했다."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고등과학원 석학 교수)의 배우자 김나영 박사는 13일 필즈상 수상 기념 기자 간담회를 마치고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허 교수의 수상 소식 이후 부인이 언론을 통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준이 교수뿐 아니라 김나영 박사도 수학이 전공이다. 일각에서 김나영 박사가 연구를 포기한 것은 '독박육아'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에대해 김 박사는 "미국에 가자마자 언어도 서툴고 여러 가지 이유에서 저는 아이 돌보는 데 집중하고 싶었다"며 "제가 더 밸런스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한 명(허준이 교수)이 워낙 바빴다. 그때부터 학회 초청 등 강연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그냥 저의 성격상 좀 더 가정과 일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첫째 때도 남편이 아기띠를 메고 세미나를 다녔다. 독박육아와 거리가 멀다"며 "어떤 외국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남편은 띵커(Thinker·생각하는 사람)고 저는 워커(Worker·일하는 사람)라고 말한 것이 확대 해석된 것 같다. 남편은 순수수학 공부하는 사람으로 실생활에 답답한 면이 있어서, 제가 그 답답함을 못이겨 실질적인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허준이 교수는 앞선 화상인터뷰에서 하루 4시간 가량을 연구에 집중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보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나영 박사는 자녀 교육 질문에 "많이 논다. 한국에 올 때마다 친구들을 통해서 자녀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허준이 교수는 "첫 아들 단이가 한 수학 문제를 만들어오면, 제가 풀고 단이가 채점을 해온다. 단이가 대단한 문제를 만들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쉽게 풀어서 약이 올랐다"며 "지금 곱셈을 하지 못하는 데 (이 과정에서 허단 군이) 스스로 깨닫는 게 즐겁다. 저랑 단이랑 공부한 지 얼마 안 됐고, 저도 초보 부모라 대단히 아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