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막으려다 아버지·딸 감전사..전봇대 연결 전기울타리 '위험'

2022. 7. 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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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충북 옥천에서 농작물을 망치는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 울타리에 2명이 감전돼 목숨을 잃었습니다. 밭에 간 아버지가 쓰러져 있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달려간 딸마저 울타리에 감전돼 참변을 당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구급대원들이 밭 한쪽에 쓰러진 남성과 여성을 응급처치합니다.

어제(12일) 오후 6시40분쯤 충북 옥천군의 한밭에서 60대 남성과 30대 딸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멧돼지나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을 막으려고 설치한 전기 울타리에 감전된 겁니다.

이 사고로 남성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딸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아버지가) 전화를 안 받더래. 딸이 나와서 (보니까) 아버지가 쓰러져 있으니까 잡아당겼을 거 아니야…. 딸도 감전이 됐나 봐."

해당 전기 울타리는 숨진 남성이 3년 전 개인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보기에는 일반 울타리 같지만, 사고 당시 이 철선에는 고압의 전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인근 전봇대에 전선을 연결해 220볼트의 전류를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전기 울타리로 통하게 한 겁니다.

보통 지자체가 지원하는 전기 울타리는 흐르는 전류를 펄스로 전환하는 목책기가 필수적으로 설치됩니다.

동물이 접촉하면 정전기처럼 순간적으로 1만 볼트 정도의 충격을 줘서 놀라 달아나게 하지만 계속 끊기기 때문에 감전되지는 않습니다.

반면 220볼트의 일반 전류를 그대로 사용하면 감전사의 위험이 큽니다.

그런데도 일부 농민들은 비용을 줄이려고 목책기를 설치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전기 울타리 업체 관계자 - "자기 돈 들어가니까…. 그 규모 정도 되면 120만 원정도 들어가요. 자부담이…."

경찰은 어떤 전류를 어디서 끌어썼는지 등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화면제공 :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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