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이재용 '8·15 특별사면'설에.. 한덕수 "국민 눈높이 맞다면" 찬성

김미경 2022. 7. 1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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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8·15 광복절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8·15특별사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끝내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까지 윤 대통령의 '통큰' 사면 결단이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 측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으나 한덕수 국무총리가 기업인 사면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히며 힘을 실었다.

13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달 말까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명단을 추린 뒤 사면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사면 심사는 다음 달 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대상은 이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김 전 경남지사 등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과 신 회장 등 기업인들이 사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저성장이라는 복합적 위기를 겪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민간기업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해온 윤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대대적인 기업인 사면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부회장의 경우 윤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고,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는 터라 사면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크다. 이 부회장은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직접 양국 정상을 안내했고,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도 참석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을 통해 네덜란드 총리 등을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최근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회장단을 만나 한·일 기업 간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간 경제외교관' 역할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경제발전과 국민통합을 위한 특별사면복권 청원서'에 이 부회장과 신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의 명단을 담아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경제단체들은 광복절 전 다시 한 번 기업인 사면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사면과 관련해 "처벌이 이뤄졌고 괴로움도 충분히 겪었다고 판단되면 사면하는 것이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국민적 눈높이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 총리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기업인 등을 중심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총대를 메고 윤 대통령에게 정·재계 인사들에 대한 대규모 사면을 건의했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제계 인사를 대사면해 경제 대도약의 계기로 삼도록 윤 대통령께 요청한다"면서 "서민들에 대한 신용 대사면도 검토해달라. 치솟는 물가와 민생고로 서민 생활이 피폐해져 간다"고 말했다. 앞서 김태호·조해진·김기현 의원 등 국민의힘 중진도 사면 필요성을 거론해왔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최근 건강악화로 형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 만큼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관례에 비춰 (이 전 대통령의) 8·15 사면이 가능하고 질병에 시달리는 고령의 전직 대통령이 수감돼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을 사면할 경우 김 전 지사까지 포함하는 대통합 사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대통령실은 사면에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부회장과 김 전 경남지사 등에 대한 사면론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시점에서 확인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미경·권준영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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