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한은, 사상 첫 '빅스텝' 단행..국내 경제 영향은?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박정호 /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습니다. 이번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쇼 미 더 경제'에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박정호]
안녕하세요.
[앵커]
빅스텝 0.5%포인트 인상이라고 하면 통상적인 금리 조정의 두 단계를 한꺼번에 조치를 단행한 건데 비유적으로 얘기하면 자동차 주행하다가 갑자기 급제동 건 양상 같습니다.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건가요?
[박정호]
사실 원래 정책을 입안한다는 건 가장 피해야 될 것이 바로 뭐냐 하면 정책의 기조를 급격하게 바꾸는 데 있습니다.
정책이라는 건 쉽게 얘기해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어떤 환경을 제공해 주는 건데 그게 어떤 이유로든 급격히 변화된다는 건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줍니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한은에서 이렇게 우리나라 최초로 두 단계 동시에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고 더 정확히 말하면 물가상승의 속도나 폭이 더욱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말씀드리면요. 물가상승률이 3%에서 5%로 올라가는 데까지는 7개월 가까이 걸렸는데요.
5%에서 6%로 올라가는 데는 불과 한 달 만에 올라가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물가상승의 속도 역시도 더욱더 가속화가 되고 있다는 거고요.
그다음 두 번째로는 물가상승 집계 품목 중에서 절반 가까이가 물가상승률이 5%를 넘는 수치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가상승을 압박하는 요인들이 점점 더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바로 이런 물가상승 기조가 더욱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도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역사상 최초로 두 단계 금리인상을 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오늘 얘기 들어보면 시장에 좀 더 명확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얘기를 했어요. 기대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것이다.
결국에 시장 심리를 안정화시키고자 하는 건데. 자동차가 가속화된다고 이렇게 빠르면 곤란해. 급제동 건다고 해서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듯이 시장의 인플레이션이 멈춰질지 그건 지켜봐야 되는 문제 아닙니까?
[박정호]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인플레이션과 관련된 여러 다른 지표들을 보면 이게 쉽게 잠재워질 것 같지가 않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계속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요인들을 크게 근원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 이 두 가지로 우리가 많이 진단하는데요.
두 가지 모두 4%가 넘는 건 굉장히 이례적인 겁니다.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근원적인 이유도 4%가 넘고 심리적인 요인으로 사람들이 점점 물가가 오를 것이다라는 기대감도 이렇게 고공행진을 한다는 건 당분간 물가가 잡히기가 어렵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고요.
더 심할 경우에는 물가상승의 지금과 같은 고공행진이 고착화될 수 있는 위험마저도 있습니다. 바로 그런 것들 때문에 이번에 이창용 총재께서도 아마 고강도의 금리인상을 통해서 정부의 또는 중앙은행의 강경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상황에서는 빅스텝 금리 인상의 효과가 언제쯤 체감될지 그건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됩니까?
[박정호]
사실 단언할 수는 없고요. 그리고 한은 입장에서는 지금의 물가상승 기조가 언제 꺾일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망도 이번에 같이 내놨는데요. 연말까지는 물가가 계속 올라가는 추이가 좀처럼 꺾이기는 어려울 거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가상승의 정점에 이르는 구간이 올 연말 또는 3/4분기 말쯤이나 가능할 거라고 보여짐과 동시에 그럼 그게 정점이니까 그 뒤부터는 본격적으로 물가가 다시 안정화되느냐. 그것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이번에 금통위원회의 때 브리핑에서 발표를 하셨어요.
[앵커]
완만한 하강이라고 표현했죠.
[박정호]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물가상승의 기조라는 것이 적어도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는 것이고요.
특히 최근에 유가가 이렇게 다시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면 물가도 다시 안정화될 수 있는 충분한 요인들이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석유류 같은 경우는 분명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천연가스 같은 경우는 아직도 가격이 올라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석유류 수입이 예를 들어서 천연가스가 석유류의 절반 정도 수입 비중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직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이렇게 에너지 원자재 수급 차원에서도 안정적인 기조라고 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오늘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2주 뒤에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어떻게 조정할지 이게 관심사인데 또다시 자이언트스텝 전망이 나오고 있죠. 이렇게 되면 한미 간에 금리 역전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박정호]
맞습니다. 역사상 세 차례 정도 한미 간에 금리 역전이 일어났습니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처럼 미국보다는 좀 더 신흥국에 부합하는 형태의 국가들 같은 경우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는 그런 환경을 제공해야지만 외화 자금이 유출되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역사상 우리가 금리 역전이 일어났던 세 차례를 비교해 봤을 때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고 해서 곧바로 대규모 외화자금이 유출되거나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미국이 금리인상을 전격적으로 단행할 경우 또다시 금리역전이 일어나기는 합니다마는 예전에도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역전의 폭이 100BP 이상이 됐었어도 나름대로 일정기간 안에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이나 이런 것들이 안정화가 계속된 적이 있었거든요.
물론 그때 그랬다고 해서 이번에도 꼭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마는 반대로 금리 역전이 됐기 때문에 외화자금이 무조건 유출되거나 금융시장에 큰 교란이 있다 이렇게 보기도 어렵습니다.
[앵커]
지금 한국은행이 앞으로 올해 안에 남은 금통위가 세 차례인데 세 차례에 0.25%포인트씩 꾸준히 올릴 것인지.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금 전망되고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간에 금리 역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어느 정도 그러면 역전 현상은 용인할 수 있을까요?
[박정호]
사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역전 기조만 봐야 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외환자금의 흐름은 다른 여타 국가들과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이라든가 금리역전의 폭 이것들을 같이 비교하면서 자금의 흐름들이 움직이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은이 지금 어떻게 보면 약간 예고되어 있는 것처럼 0.25%포인트씩 앞으로 금통위원회의가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올린다는 것은 금리역전의 폭이라든가 그 기간을 계속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어떤 시그널을 이미 시장에 보인 거고요.
그 과정에서 여타 국가들과 우리나라 금리역전의 폭을 비교해서 외화자금의 흐름들은 변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오늘 금리인상으로 환율과 증시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궁금한데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박정호]
환율 같은 부분은 1300원 수준대를 계속 웃도는 수준으로 지금도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 전쯤으로 기억하는데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서는 이런 수준으로 계속됐을 때는 환율이 1400원대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해서 큰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었는데요. 실질적으로 환율이 계속적으로 이렇게 오르는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많아 보이고요.
특히 국제적인 금융시장이라든가 경제상황이 더욱더 불완전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에 대한 회귀로 점점 분위기가 높아져가는 것 같아요.
특히 IMF 사무총장께서 직접 발표한 여러 내용들이 최근에 뭐가 있었냐 하면 개도국들에 연이어 디폴트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우려했고 그것과 관련해서 외신에서는 튀니지라든가 이집트, 브라질, 스리랑카 이외에도 많은 나라들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같은 중동국가들도 포함돼 있고요.
이런 과정에서 신흥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욱더 높아진다면 우리나라에서 외화자금의 이탈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환율이라는 게 지금과 같은 고공행진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고공행진을 당분간 계속할 수밖에 없다. 이러면 이런 상황에서 환율 방어를 하기 위해서 한국은행이 달러를 시장에 내다팔고 그렇게 되면 외환보유고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과거의 외환위기 같은 상황이 오는 게 아니냐 이런 불안감이 생길 수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이 한미통화스와프죠. 일종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 지금 재개 가능성이 있습니까?
[박정호]
일단 외환보유고 자체를 말씀드리면 IMF에서는 각 국가마다 어느 정도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어야 된다는 권고사항을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는데요.
최근 환율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국가에서 달러를 대거 방출하다 보니까 적정 기준선보다 다소 밑으로 내려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추가적으로 앞으로 환율 부분에 대해서 더욱더 불완전성이 높아지면 이걸 방어하기 위한 한미통화 스와프를 논의를 해야 되는 상황인데요. 머지않은 기간에 미국 재무부 장관이 국내에 내한하시기로 결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실 한미통화스와프는 재무장관의 업무 소관이 아니라 미국 연준의 소관입니다. 따라서 이번 재무장관의 방한으로 인해서 그것들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무르익는 건 아니고요.
필요에 따라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그리고 미국 등과 함께 국제적인 금융시장을 안정화시켜야 된다는 공통적인 컨센서스가 생긴다면 한미통화 스와프도 곧바로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사실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게 되면 부채를 많이 갖고 계신 분들 상당히 어려워지실 텐데요. 이자 부담이 커지니까. 보면 영끌족들도 많이 있을 거고요.
걱정이 계속 커질 거고 특히 또 취약계층, 자영업자라든가 소상공인분들 공교롭게도 올가을쯤 해서 코로나 상황에서 취해졌던 금융지원이 끊긴다고 해요. 이렇게 되면 이중으로 고통스러워지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대책을 세워야 될까요?
[박정호]
이번에 한은에서 이런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말씀하신 것들이 뭐냐면 경기침체에 대한 것의 우려가 높아지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말씀을 같이한 게 정책적으로 제시한 것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았던 기업들에게 기존에 제공했던 대출 이자율은 그대로 유지를 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장을 모색할 거라고 이야기했고요.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사회적 소외계층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여러 가지 대출이 그동안에는 우리가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비중이 77%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점진적으로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제도적인 변화들을 함께 제공하면서 경기침체 과정에서 이런 사회적 소외계층들이 크게 더욱더 위축되게 하는 요소들을 막아보는 노력들을 하겠다고 제시한 상황이에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이렇게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것까지 감내하면서 꼭 물가를 잡아야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것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요.
물가가 한번 상승하는 기조를 막지 못하고 고착화되면 이게 좀처럼 돌리기가 어렵습니다. 지금과 같이 물가상승이 계속될 경우 많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에 대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요.
그래서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준하는 수준으로 높아지게 되면 다시 기업들은 그 임금상승률 폭만큼 다시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또 올리게 됩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다 보면 좀처럼 물가라는 것은 다시 저물가 기조로 돌아서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고강도 금리인상을 통해서라도 어떻게든 고물가 기조가 고착화되는 것만큼은 이번에 꼭 막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앵커]
물가가 잡혔으면 좋겠는데 해외 여러 가지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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