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서쓰고 6·25참전, 전사한 전국 첫 학도병들 무공훈장

기사내용 요약
전남 학도병 6·25 자원 입대 72주년 기념식
고 홍종만·고재규 참전 학도병에게 훈장 전수

[여수=뉴시스] 김석훈 기자 = 13일 여수진남문예회관에서 열린 '전남지역 학도병 6‧25 출전 72주년 기념식'에서 무공훈장 수여 및 생존 학도병에 감사 꽃목걸이, 경례를 하고 있다. 2022.07.13. ki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뉴시스] 김석훈 기자 = 6·25동란 발발 후 부족한 전투병력을 채우기 위해 전국 첫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했다가 산화한 어린 영혼에게 50여년 만에 무공훈장이 수여됐다.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는 13일 오후 6·25발발 한 달 만에 불리한 전세에도 여수와 순천, 보성 등 전남 동부권에서 혈서를 쓰고 자원입대한 183명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학도병의 애국 정신을 기리는 '학도병 출전 기념식'을 여수진남문예회관에서 거행했다.

생존 학도병을 비롯해 무공수훈자, 보훈가족, 정기명 여수시장과 김영규 여수시의장, 김해룡 여수교육지원청장, 박영숙 전남 동부보훈지청장, 제31보병사단 여수 대대장, 시도의원, 여수시립예술단, 군악대, 장병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72년 전 학도병들이 자원입대한 시간에 맞춰 제31보병사단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시작됐다. 학도병으로 참전한 군번 없는 어린 용사의 당시 모습을 담은 화개 전투 등 영상이 상영됐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전사한 홍종만·고재규 참전 학도병의 가족들에게 무공훈장을 전수하고, 이들의 용기와 충혼에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전투중 산화한 학도병에 전수된 무공훈장. 선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종만 학도병은 여수수산중 3학년 재학 중이던 1950년 7월13일 국군 제15연대에 자원입대해 국군 제1보병사단 소속으로 전투 중 전공으로 금성화랑무공훈장 수여가 결정됐다. 훈장은 여수시 신기동에 거주하는 고인의 동생에게 전수됐다.

고재수 학도병은 국군 수도사단 소속으로 전공을 세워 수여가 결정됐으며 무성화랑무공훈장은 여수시 오림동에 거주하는 고인의 유복자에게 전해졌다.

기념식에 참석한 노병들은 이미 병역의무를 다했으나 자진해서 예비군법 제3조에 따라 예비군 편입을 지원하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고효주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장은 “비록 평균나이 75세 이상의 노령이지만, 월남전 참전을 통한 실전 전투 경험을 가지고 있는 소중한 국방자원으로서 이미 병역의무가 면제된 노병들이라 할지라도, 전국 최초로, 그리고 자발적 의사에 따라 작성된 예비군 편입을 희망하는 소정의 지원서가 소대 규모 이상으로 이미 제출돼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병역의무가 없던 어린 나이에 혈서를 쓰시고 자원입대했던 선배들의 희생 속에 오늘을 살고 있음에 감사하고 충정을 본받아서, 그 뒤를 잇는 후배들도 조국 사랑의 정신을 갖자"고 했다.

[여수=뉴시스] 김석훈 기자 = 31보병사단 합창단과 여수시립합창단, 보훈가족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전선을 간다', '전우여 잘가라 ' 등 군가를 제창하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보훈 가족 호국안보결의문이 낭독된 후 헌시낭독과 안무, 여수시립합창단의 진중가요 '전선야곡'과 31보병사단 합창단의 군가 '전선을 간다', '전우여 잘가라' 제창, 전 참석자의 만세 삼창으로 기념식의 대미가 장식됐다.

한국전쟁 개시 후 1950년 7월13일 입대할 의무가 없었던 여수와 순천, 광양, 보성, 고흥, 강진 등 전남 17개 중학교 15~18세 학생 183명은 '조국 수호'의 혈서를 쓰고, 순천에 임시 주둔하던 국군 15연대에 자원입대했다.

이들은 6개 소대의 독립 학도 중대로 편성돼 9일 간 기초훈련 만 받은 후 열차를 타고 중부 전선에 투입됐다가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인근 야산에서 격전을 벌였다.

학도병들은 뒤늦게 지급받은 M1 소총의 실탄사격도 한 번 못 해본 상태로 국군과 경찰이 퇴각한 화개장터 건너편 야산 진지에서 7월25일 오전 7시 진주 점령을 위해 섬진강 변을 따라 통과하려던 인민군 최정예 6사단 선봉 대대를 12시간 지연시켰으나 70여명이 전사했다.

전사 학도병 유해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1구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친인척이 살아 있지 않아 신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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