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으로 백신 4차 접종 확대..전문가 의견도 엇갈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이 확실한 재유행 조짐을 보이자 4차 접종 대상자를 확대했다. 백신 4차 접종 대상자에 50세 이상과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를 포함하기로 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9월 말 재유행이 정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며 위중증·사망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새 방침을 두고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3일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방역·의료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에 따라 4차 접종 대상자는 18세 이상 면역저하자와 기저질환자, 50세 이상 연령층 전체, 감염취약시설 5종의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로 확대됐다. 확대된 대상자에 대한 접종은 오는 18일부터 시작된다.
정부는 접종 대상 확대의 근거로 4차 접종의 중증화 예방 효과를 들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구성원 151만명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했을 때 중증화 예방 효과는 50.6%, 사망 예방효과는 52.5%로 나타났다. 3차 접종을 했을 때보다 중증화와 사망 위험도가 50% 넘게 낮아진다는 의미다.
50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에 대해선 기저질환자가 많으며, 40대 이하에 비해 치명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50대는 기저질환율이 높고, 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재 50대의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04%다. 40대는 0.01%, 60대는 0.16%, 70대는 0.64%, 80세 이상은 2.69%다. 평균 치명률은 0.13%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4차 접종 확대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현재 접종 대상인 60대와 비교하면 사망률과 치명률이 낮은 50대에 접종을 확대해야 할 통계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50대는 치명률은 40대와 큰 차이가 없는데 이를 추가 접종 대상자에 넣는 것은 과학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확대한 것에 대해서도 “연구에 따르면 기저질환자의 경우 단일 질환이 아닌 복수의 질환을 보유하고 있을 때 코로나19의 치명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성인 전체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침에 공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저질환자 중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의 경우 백신접종 자체가 어렵다”며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선 백신보다 치료제 처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접종 확대에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호흡기내과 전문의인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전화 통화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은 어느 정도 밝혀졌기 때문에 추가 접종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의료계에서 일반적으로 독감백신도 50세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백신에도 같은 수준의 권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로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에 대해선 “젊은 면역저하자나 만성질환자가 있다. 실제 19세인지 만성콩팥질환을 가진 환자도 본 적이 있다”며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다만 4차 접종을 통해 당장 최근 유행을 이끌고 있는 BA.5 변이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현재 사용되는 구형 백신으로는 BA.5 변이의 예방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질병청 연구 결과 중증화와 사망 예방에는 4차 접종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더라도 약한 증상으로 지나갈 수 있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는 빠른 전파력과 함께 면역 회피 특성을 갖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에 따르면 BA.5는 BA.2보다 35.1% 더 빠르게 전파된다. 또 하버드 의대와 보스턴 '베스 이스라엘 디커니스 메디컬센터' 연구진 연구 결과, BA.5는 우세종인 BA.2보다 약 3배 낮은 중화항체 생성 수준을 보였다. 중화항체가 적으면 백신 접종이나 감염력이 있는 사람이어도 돌파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정부는 수주 내 BA.5 변이가 국내 우세종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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