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과방위원장·행안위원장은 민주당이 맡아야..방송·경찰장악 의도 저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국회에서 당 중앙위원회의가 열리기에 앞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1대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13일 “민주당은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만큼은 국민의 민주적 기본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반드시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경과보고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안위와 과방위를 민주당이 맡는 조건으로 그 어떤 상임위도 국민의힘이 선택하는 대로 존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상임위원장 배분 관련 원내수석부대표 간 최대 쟁점은 과방위원장을 어느 당에서 맡을 것인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물러날 것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등 방송 장악 의도가 노골적으로 천명되는 상황”이라며 “방송 언론의 자유와 독립성을 지키려면 과방위 만큼은 민주당이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과방위원장을 맡는 데에 반대하고 있다. 진 수석부대표는 “방송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 하는 의도가 국민의힘이 과방위원장을 계속 맡겠다고 고집하는 근본적 이유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진 수석부대표는 행안위원장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부활시켜 과거 치안본부 체제로 돌아가려 하고, 법을 뛰어넘는 시행령 개정으로 (경찰국 설치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경찰 장악 의도를 저지하고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려면 (경찰을) 소관하는 행안위원장을 반드시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행안위원장의 경우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진 수석부대표는 전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원내대표 간 협상에서 과방위원장을 어느 당이 맡을지 결론낼 계획이다. 진 수석부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동에선 이 문제를 타결 짓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원내대표 회담에서 담판을 짓자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내일 원내대표 간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야는 제헌절인 오는 17일 전까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하자는 데에 합의한 상황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헌절 전에는 (국회가) 다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사개특위 구성에서 이견이 많이 좁혀진 상황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많이 좁혀지고 있으니 주말에는 다 해결된다고 하는 것”이라 답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