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막으려다가'..전기 울타리에 부녀 감전돼 숨져
사고가 난 전기 울타리 숨진 A 씨가 자가설치
전압·전류는 야생동물이 놀랄 정도로만 제한해야
[앵커]
어제(12일) 충북 옥천군의 한 밭에서 아버지와 딸이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 울타리에 감전돼 숨졌습니다.
밭에서 감전돼 쓰러진 아버지를 구하려다 딸까지 감전돼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성우 기자입니다.
[기자]
119구급대원들이 밭에 쓰러진 사람들을 구조하러 출동했습니다.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 울타리에 아버지와 딸이 감전된 겁니다.
65살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고, 38살 딸도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마을 주민 : 전화해도 안 받길래 딸이 있어서 가서 모시고 와라, 저녁 먹을 때가 됐으니까. 딸이 나와서 보니까 아버지가 쓰러져 있으니까 잡아당겼을 거 아냐, 딸도 감전되었나 봐.]
경찰은 딸이 아버지가 감전돼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밖으로 끌어내려다 울타리에 다리가 닿아 자신도 감전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옥천군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전기 울타리는 A 씨가 개인적으로 설치한 것입니다.
밭 인근 전봇대에 전선을 연결한 뒤 220V 정도의 전력이 통하는 전기 울타리를 밭 주변에 가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정기관이 지원하는 전기 울타리는 전압과 전류가 야생동물이 접촉하면 놀라서 달아날 정도에 그쳐야 합니다.
또 가동시간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하고, 혹시 모를 누전 등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A 씨는 특별한 안전장치 없이 전기 울타리를 스스로 설치해 사용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전기시설업체 관계자 : (보통은) 10,000V가 튀고 말아요. 깜짝 놀라고 말아요. 그래서 멧돼지나 고라니가 닿으면 깜짝 놀라서 도망가요, 안 들어오고. 그런데 이것은 흐르는 거라서 매우 위험하죠.]
충북 옥천군은 보조금을 받은 전기 울타리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울타리를 설치한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설 계획입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YTN 이성우 (gentl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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