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세 살 때 목욕 사진이?..엄마, 사진 좀 지워 주세요!"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7월13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김덕진 미래사회IT연구소 소장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713&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자녀들 일상을 꼬박꼬박 SNS에 올리는 부모의 사랑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거 알고 계십니까? 무심코 올린 사진들이 범죄나 의도치 않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지기도 하고, 자녀들이 다 큰 후에 내 사진 지워달라며 부모에게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급기야 정부가 관련 대책을 내놨는데요. 김덕진 미래사회IT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소장님, 아드님이 아버지 꼭 빼닮았던데요.

[답변]
아마 제 SNS 과거 사진을 보신 것 같은데요. 저희 아이가 7살인데 갓난아기 때 귀여워서 사진을 올렸었거든요. 요즘엔 저도 아이한테 허락받고 올려야 됩니다. 동영상 찍어도 아빠 저 찍기 싫어요, 이러면 못 찍고 제가 SNS 올릴 때도 괜찮아? 하는 사진만 올려서 요즘 모습은 아마 많이 못 보셨을 거예요.

[앵커]
빠르게 지나가는 아이와의 시간을 기록을 하고도 싶고 약간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답변]
그렇죠.

[앵커]
이렇게 해서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부모들이 요즘 많잖아요.

[답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마 전 세계가 똑같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조어도 하나 생겼는데요. 바로 셰어런팅이라고 하는 신조어예요. 보시는 것처럼 영어로 셰어, 공유하다. 그리고 육아, 페어런팅의 합성어고 저게 2013년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만든 신조어입니다. 그만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아이를 올리고 싶은 마음들이 있다는 건데요. 그럼 얼마만큼 올렸는지 국내의 한 설문조사를 봤는데 세이브더 칠드런에서 지난해에 최근 석 달간 SNS에 자녀의 콘텐츠를 올린, 그러니까 셰어런팅을 한 적이 있느냐라고 물어봤을 때 11살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의 86.1%가 저런 행위를 했다고 했고요. 보시는 것처럼 만 5세 미만의 부모님들이 최근 3개월 동안 88.8%가 올렸으니까 거의 모든 부모님들이 SNS에 자신들의 자녀의 사진을 올렸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앵커]
셰어런팅. 과연 그 셰어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 가끔 보면 굳이 이런 것까지 공유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하는 과도한 사진들이 올라오기도 하더라고요.

[답변]
그렇죠. 특히나 사진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SNS를 보게 되면 조금 과도하다 싶은 사진들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알몸 사진이라든지 혹은 아이의 배변 훈련을 하는 사진, 혹은 아이가 지도를 그렸을 때 흑역사 이런 기록들이 있게 되는데. 특히나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오프라인에 대한 만남이 어려워지다 보니까 아이를 여러 가지에 대해서 자랑하거나 혹은 육아일기로써 SNS에 쓰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저런 사진들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앵커]
저 아기가 나중에 컸을 때 내 응가하는 사진 올려놓은 거 친구들이 본다, 생각하면 부모가 원망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고. 화가 날 거 같단 생각이 들거든요.

[답변]
그렇죠. 어떻게 보면 온라인으로 올라온 것들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퍼질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충격을 받을 수도 있고 주변 놀림의 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아마 이 사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이의 사진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너바나라고 하는 유명 록 그룹의 표지 사진이죠.

[앵커]
앨범 표지 사진.

[답변]
그렇죠. 실제로는 저 아이의 모든 성기를 포함한 노출이 다 되어 있는 사진인데 저게 91년도에 올라온 사진이에요. 그런데 사진의 주인공이 작년에 어떻게 보면 너바나에게 성적 착취를 당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저 사진 때문에 그 이후로 본인이 아무런 삶에서 아주 충격적이었고 또 평생 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라고 얘기하면서 소송을 한 것인데요. 지금 일단 소송에 대한 기각 결정이 나긴 했지만 앞으로도 소송이 이어질 수 있는 확률이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아무리 부모라 해도 자신의 마음까지 대신할 순 없는 거니까요. 요즘 정말 부모들 SNS에 자녀들 정보만 다 취합해 보면 이 아이가 도대체 아침에 어디서 뭘 했고 뭘 먹고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거의 동선이 다 드러나서 이게 자칫 범죄에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답변]
실제로 다국적 금융사인 바클리스가요, 오는 2030년이 됐을 때 신원 도용을 하는 범죄 가운데 3분의 2가 셰어런팅 때문에 발생할 수 있다라는 얘길 하는 거에요. 그만큼 아동에 대한 신분 도용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로 국내에서 지난해 10월에 한 범죄자가 SNS를 통해서 확보한 정보를 가지고 9살 여아에게 접근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게 어떤 거냐면 말씀하신 것처럼 매주 월요일마다 정해진 시간에 학교, 학원, 아이스크림 가게, 집으로 이동한다, 이런 이유들을 SNS에 위치 태그와 함께 알게 된 거예요. 그런 것을 가지고 아이를 납치하는 이러한 것들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보이스피싱이나 여러 가지 요즘에 해외에서는 아동 성도착증 문제에서도 이런 것들에 대한 논란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정부가 부모들한테 경고장을 낸 것 같습니다. 아이 사진 함부로 올리지 말아라. 법적인, 제도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인가요?

[답변]
실제로 아동, 청소년들이 직접 온라인에 올린 개인정보를 삭제하거나 숨김 처리해달라고 기업에 요청하면 정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러한 것들이 생긴다는 것이에요. 구체적인 얘기를 보게 되면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아동,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기의 게시물을, 보시는 것처럼 자기가 올린 게시물뿐만 아니라 제3자.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이나 영상에서도 본인의 어떠한 프라이버시를 침범하거나 혹은 본인에게 사이버 폭력이 된다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른바 잊혀질 권리, 잊힐 권리라고 우리가 표현을 하죠. 이런 것들에 대해서 권리를 강조하면서 삭제 요청을 할 수 있고요. 삭제 요청을 하게 되면 정부에서 지원해 주겠다, 이런 상태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아동, 청소년 시기에는 내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우니까 나중에라도 정부가 내 흔적을 지울 수 있게 도와준다라는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그러면 어디에 요청해야 됩니까? 플랫폼 회사에다가 해야 되는 건지?

[답변]
실제로 이런 구체적인 신청 요청 같은 경우에는 올해 하반기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마도 절차는 일단은 정부의 특정 사이트가 내용에 본인이 이러한 링크 때문에 피해를 받았다라고 하면 그 부분을 보고 정부에서 플랫폼에 요청하는 이러한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앵커]
링크나 복제 등을 통해서 이미 여러 군데에 퍼진 건 그걸 일일이 다 찾아내는 게 가능한가요?

[답변]
그러니까요, 그게 걱정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러한 법안을 하겠다곤 했지만 기술적으로 디테일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얘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왜냐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잊힐 권리와 관련돼서 사이버 장의사라든지 수동으로 지워주시는 분들인데, 이게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에요.

[앵커]
사설 업체 말씀하시는 거죠.

[답변]
그렇죠. 그런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기술적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고요. 이에 대해서 지금 얘기하는 것은 자동 삭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건 지켜봐야 될 거 같고요. 오히려 최근에는 플랫폼들이 스스로 앞서서 예를 들면 유아의 알몸 이미지가 발견되면 즉시 삭제한다거나 유튜브 같은 경우에는 아이들의 미성년 촬영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일부 기능을 중지하거나 이런 식으로 먼저 나서는 부분들도 있다, 이렇게 설명 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앵커]
자녀들뿐만 아니라 성인의 입장에서도 네이버나 구글 같은 데 내 정보 올렸다가 뒤늦게 삭제하고 싶어서 요청을 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절차도 복잡하고 굉장히 까다롭던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답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아마도 계속적인 부분이 있지만 결국 그래서 말씀드리고 싶은 제일 핵심은 올리는 것을 우리가 잘 생각해서 올려야 된다는 거예요. 아무리 이런 기술들이 발전하더라도 한번 올린 것들이 생각보다 많이 퍼질 수 있다. 그리고 예상외에 도용될 수 있다는 것들을 우리가 인지하고 먼저 SNS나 데이터를 올릴 때 이거는 평생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는 게 아직은 기술이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잘 인지해야 된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앵커]
이런 제도가 나왔으면 앞으로 부모들이 사진 올릴 때 아이한테 허락받고 동의받고 그러고 올려야 되는 겁니까?

[답변]
아직까지 이 법에 대한 맥락을 잘 이해하셔야 되는 게 예를 들면 사진을 올리는 게 불법은 아니에요. 그리고 예를 들면 제일 좋은 건 자녀들이 엄마, 저 이것 좀 삭제해 주세요. 그럼 삭제하면 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법이 생긴 이유를 생각해보면, 맥락을 생각해보면 결국 부모님이 올린 SNS에만 그 사진이 남는 게 아니라 그것을 활용해서 도용되거나 다른 계정들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 특히나 여러 가지 커뮤니티들에서 중고 거래 사이트나 이런 데서 아이들의 사진이 도용되는 경우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삭제하는 것들에 대해서 도와주는 법들이 이번 법이라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앵커]
오늘 방송 끝나고 제 SNS부터 봐야겠네요. 아이 사진이 몇 장 있는지, 아이의 의사를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김덕진 소장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