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학생들 마음 끄는 대로 폭넓은 공부하길"

김승준 기자 2022. 7. 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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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을 공부가 아니라 평가 받는데 사용하게 되는 것은) 수학 그 자체나 교육과정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경쟁에서 이겨야 되는 사회 문화적인 배경에 있다."

13일 허준이 프린스턴대학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는 서울 고등과학원에서 '2022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교육에 대한 느낀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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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들이 장기적으로 연구할 안정적 자리 필요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13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과학기술원 고등과학원에서 2022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 및 해설 강연을 하고 있다. 2022.7.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학창시절을 공부가 아니라 평가 받는데 사용하게 되는 것은) 수학 그 자체나 교육과정에 (문제가) 있다기보다 경쟁에서 이겨야 되는 사회 문화적인 배경에 있다."

13일 허준이 프린스턴대학 교수(고등과학원 석학교수)는 서울 고등과학원에서 '2022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에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교육에 대한 느낀 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한국 교육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허준이 교수는 자신은 교육전문가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로 답했다.

허 교수는 "(초등·중등·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대해서는) 비전문가라서 자세히 말은 못하지만, 학생들이 현실에 너무 주눅들지 말고 적성이 있는 분들은 도전하고,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하기보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폭넓고 깊이있는 공부하기를 바란다"며 "사회 정책을 바꾸실 수 있는 어르신은 학생들의 용기가 배신당하지 않도록 정책 틀을 짜주셔서 좋은 결과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허준이 교수는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탐색을 강조했다.

그는 "저 자신도 학창 시절 오랫동안 수학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재미없고 스트레스 주는 과목이라 생각했던 적도 있다"며 "세상에 수많은 수학자와 수학과 학생들은 수학을 즐거워서 한다. 수학하는 행위 자체가 즐거워 매일 반복하며 살고 있다. 다른 어떤 사람이 아직 느끼지 못한 매력에 빠져있는 걸 보고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걸 인식하고, 왜 그럴까 가끔 고민해주면 언젠가 본인이 준비되고 때가 맞을 때 스스로 (수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수학계의 개선점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허 교수는 "굉장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지만, 박사 후 연구 과정을 거치고 안정된 직업을 가질만한 자리가 부족하다"며 "그래서 박사후연구원 기간을 장기 프로젝트에 쓰기보다는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직장이 많아져서 젊은 연구원들이 멀리 내다보고 일할 환경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가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아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필즈상'(Fields Medal)은 국제수학연맹(IMU)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만 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수학계 최고의 상이다. 2022.7.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허준이 교수는 아들 허단 군과 수학을 가지고 놀듯이 공부하는 방식도 공개했다.

허 교수는 "첫 아들 단이가 한 수학 문제를 만들어오면, 제가 풀고 단이가 채점을 해온다. 단이가 대단한 문제를 만들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쉽게 풀어서 약이 올랐다"며 "지금 곱셈을 하지 못하는 데 (이 과정에서) 스스로 깨닫는 게 즐겁다. 저랑 단이랑 공부한 지 얼마 안 됐고, 저도 초보 부모라 대단히 아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허준이 교수의 배우자 김나영 박사는 "남편은 기저귀도 저만큼 많이 갈아주고, 둘째 때는 밤중 수유도 남편이 다 했다"며 "제가 아는 어떤 남자보다 가정적이고 아이를 예뻐한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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