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무등산 찾은 이준석 "약속 늦어질 뿐 잊지 않겠다"
정치권 상황 차례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민의힘인데요.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빠르게 자리 잡아 가는 모양새인데요. 이준석 대표는 잠행 5일 만에 광주를 방문 중이라는 근황 사진을 오늘(13일) 올렸습니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있죠. 윤리위원이자 '친윤계'인 유상범 의원이 '성 상납' 의혹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가 있을 수 있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어제) : 요 며칠 사이 기자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당내 상황과 관련해서 혁신위원회의 활동이 과연 보장될 것이냐. 혁신위원회는 당의 공식기구인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공식기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 상황에 위축될 그런 이유가 전혀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6개월간 이런 긴 호칭을 갖게 되죠. 이준석 대표가 띄운 혁신위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사상 초유의 당 대표 징계' 후속조치가 생각보다 빨리 자리잡는 모습인데요. 국민의힘은 지난 월요일 하루 동안 초선·재선·중진 의원모임에 의원총회까지 모두 열어서 '권성동 원톱 체제'를 승인했습니다. 여기에는 '윤심' 즉 윤석열 대통령의 추인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의총 하루 전인 일요일 권 직무대행이 윤 대통령을 만나 당 상황을 보고했다는 겁니다.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어제) : 대통령과는 뭐 수시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의견도 나누고 있고요. 구체적으로 대통령과의 그런 비공개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제가 확인하지 않는 걸 원칙으로…]
징계 직후 '불복'을 선언했던 이준석 대표는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하지 않고 5일째 잠행 중입니다. 오늘 오랜만에 페이스북으로 근황을 알렸는데요. 광주 무등산 서석대에 올랐다면서 이런 땀에 젖은 셀카도 올렸습니다. 이 대표, 대표가 된 이후 호남에 공을 들였었죠. 광주에 했던 약속들을 풀어내려고 했는데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조금 늦어질 뿐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무등산의 자락 하나하나가 수락산처럼 익숙해질 때까지 꾸준히 찾아와서 오르겠습니다.]
"조금 늦어질 뿐"이란 말, 6개월 후에 복귀하겠다, 즉, 징계를 받은 6개월 동안을 당 대표의 '사고' 상태로 보는 당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읽히는데요. 이 대표의 직무수행용 월 2000만 원 상당의 법인 카드는 이번 주 내에 정지된다고 하죠. 당분간 자연인 모드로 지낼 듯합니다. 최근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세 심상치 않죠. 더 이상의 혼란은 만들지 말자는 공감대가 생긴 듯합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개월,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권한이 모두 '윤핵관' 권성동 직무대행에게 쏠린 상황입니다. 권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로 출마선언 때부터 '좌성동'으로 함께 해왔죠. 권 직무대행이 윤석열 정부를 잘 뒷받침 해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여당을 잘 이끈다면, 당내 입지는 공고해지고 차기 전당대회 유력 주자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역할을 잘 해내지 못한다면,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큽니다.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당내 견제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가 벌써 나오는데요.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6개월 동안이나 당대표의 권한과 원내대표의 권한을 동시에 가지는 것이 과연 민주 정당으로서 올바른가, 또 권력이 한쪽으로 너무 집중되지 않는가… 그런 우려들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권 직무대행에게 온전히 6개월이 허락될 것인가도 관심입니다. 윤리위원이자 '친윤계'인 유상범 의원의 비공개 발언이 공개됐죠.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내용입니다.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 중진들 중에는…자기 유불리에 따라서 전당대회를 하자…]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그거는 우리가 얘기할 게 아니라니까]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 6개월 그대로?]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그대로 아니 그 사이에…기소가 되면 징계를 다시 해야 돼. 수사결과에서 성상납이 있었다 인정되면 어쩔거야…수사결과 성상납이 인정되게 나왔단 말이야 그러면…]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 아닐 경우도 생각을 해야지. 가벌성이 있어야지.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야지]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그거 다 거짓말 했잖아. '나 안했다고.' 그게 더 중요한 거지.]
비공개 발언이 공개되면서 당황한 유 의원은 "국회의원과 기자 간 신뢰를 깨뜨린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발언 내용이 틀린 건 아니라고 재확인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 기소가 된다면 새로운 상황이니까 논의가 될 수 있다는 일반론적 입장을 말한 겁니다. 수사 결론이 사실로 드러나면 결국 현재 이 대표가 그 점을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결국 거짓말로 드러나는 결과가 되니 그 부분에 대해서 논란이 될 것이고…]
이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도 이런 상황을 예측 한 바가 있죠. 윤리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11일) : 경찰에서 재판까지는 진행이 안 될 테니까 기소 의견을 내서 혐의가 있다라는 이런 발표를 한다면 다시 한번 이준석 대표 사퇴 압력이 강하게 있겠죠. (그렇게 되겠죠. 오히려 그게 2단계라고 봐야 되겠죠.) 그렇죠. 여기서 윤리위가 끝난 게 아닙니다.]
아예 지금부터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르자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최고위원, 지도부 총사퇴를 하고 그리고 비대위 체제를 구성해서 전당대회 체제로 가서 새 지도부를 뽑는 것이 좋겠다. 6개월 지나고 나서 수사 결과를 보고 또 어떤 그런 여러 가지 논란들이 발생한다면 결국은 이게 당의 부담이고 새로 출범한 정부에 대한 부담을 안겨다 주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 직무대행에 쏠린 권한, 다른 '윤핵관'들이 지켜만 보고 있을까요. 장제원 의원은 의원총회에 불참했죠. "한번 형제는 영원한 형제"라고 했던 '의리'의 행방 문제입니다. 일요일,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도 윤한홍, 이철규 의원은 참석했지만 장 의원은 빠졌는데요. 이 대표 징계 직후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던 것으로 알려집니다. 권성동 체제를 추인했다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당내에선 다른 해석이 나왔는데요.
[여권 핵심 관계자 (어제, 문화일보 / 음성대역) : 원내대표가 찾아와 '이런 방향으로 가겠다'고 하는데 대통령이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의원들 의견을 더 듣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신 말씀이다.]
야권에선 당장 '윤핵관'의 분화라고 꼬집은 발언이 나왔지만요. 권 직무대행은 장 의원과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 여당 이준석, 또 대통령이 파벌 조성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친윤 그룹들하고 식사하고 이런 게 알려지고 그러면 다른 의원들이 얼마나 화가 나겠어요.]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 장제원 의원과 저와의 관계에 대해서 지나치게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습니다. 잘 지내고 있고요. 저도 통화를 했습니다만은 지역구 일이 있어서 불참한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들도 슬슬 몸을 풀고 있는 모양새죠. 장제원·안철수 의원에 이어 오늘은 김기현 의원이 주도하는 의원모임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이 있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역할을 했던 김광두 교수가 연사로 나섰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 나중에 시험 칩니다. 불합격되면 수료증이 없다는 사실. (시험 치는 조건이면 앞으로 불참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5년 만에 다시 물러가고 저희 당을 국민들께서 지지해주신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 아닐까 싶습니다. 비상시국에 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될 것이다.]
오늘 모임에는 최근 당내 보폭을 넓히고 있는 안철수 의원도 참석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어제 김기현 (전) 대표께서도 저희 모임 와주시고, 그리고 또 마침 김광두 교수님 저랑 오랜 인연이 있는 분이시고 정말 통찰력 있는 분이어서 말씀도 듣고 인사도 나누러 왔습니다.]
이렇게 품앗이를 서로서로 해주는 분위기인데요. 최근 열린 공부 모임들을 보면 '정책 의원총회'를 방불케할 정도로 많은 의원들이 모이고 있는데요. '경제', '혁신' 등이 주제인데, 장제원 의원의 '미래혁신포럼'엔 58명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인수위 국정과제'를 공부하는 안철수 의원의 '민 당 정 토론회'는 40여 명, 김기현 의원의 '새미래' 첫 모임엔 48명이 모였습니다. 특히 안 의원의 모임엔 권성동, 정진석,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모임을 주도하는 의원들은 모두 차기 당권 주자로 여겨지죠. 안철수 의원 모임에 참석한 김기현 의원은 안 의원을 은근히 견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어제) : 개인적으로는 사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님하고는 부산에 있는 중앙중학교 제가 3년 선배 됩니다. 제가 고참입니다. 특히 그동안 우리 당하고 많은 이런, 저런 인연이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당의 당적을 가진 건 제가 알기론 처음이지 않은가 싶은데 그만큼 소중한 인재로서 우리 당을 잘 이끌어주시길 바라고…]
여기에 정진석 국회부의장,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단 얘기가 나오는데요. 권성동 원톱 체제가 정해졌지만, 차기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은 치열해지는 모양샙니다. 잠행 5일 만에 광주를 찾은 사진을 올린 이준석 대표 관련 소식까지 들어가서 더 얘기해봅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권성동 원톱' 이준석 추가 징계 가능성도…광주 찾은 이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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