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초유의 빅스텝에 9%대 물가 온다? '닥터둠'의 경고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ET WHY?
■ 방송시간 : 7월13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이사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0713&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50bp를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앵커]
기준금리 0.5%p 인상,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을 밟았습니다. 지난 4월, 5월에 이은 세 차례 연속 인상으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25%가 됐습니다. 유례없는 급격한 인상입니다. 이번 결정의 배경과 또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 그리고 대응 전략까지 알아봅니다.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이사 나오셨습니다. 이사님, 안녕하세요?
[답변]
안녕하십니까?
[앵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본인은 어떨 때는 비둘기가 되고 어떨 때는 매가 된다고 하더니 오늘은 글쎄요, 매의 발톱을 드러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답변]
어떻게 보면 50bp를, 전례 없는 일들을 해왔기 때문에 매파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내용을 보면 비둘기파, 뼛속까지 비둘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지난달 우리나라 물가가 6% 정도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물가에는 부동산 가격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에 부동산 가격이 포함된다고 하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8.6% 나온 것과 비교했을 때 우리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인데, 미국은 75bp를 올렸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50bp를 올렸다는 건 그 안에 굉장한 고심이 있었고 그 안에 큰, 어떤 가계부채의 문제라든가 1,800조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75bp를 끌어올렸을 때 문제가 되는 부분들에 대한 동정심이라든가 심각한 고려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도비쉬(통화완화 선호)하게 올렸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본인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한 게 바로 그런 것들을 감안해서 한 말씀이 아닌가 싶어요.
[답변]
그럴 것 같습니다.
[앵커]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봐야 될 것 같은데, 이런 초유의 빅 스텝에도 코스피를 보니까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 인상 크게 신경 안 써,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세요?
[답변]
단기적으로 무서운 일이 끝났으니까 조금 울다가 그치는 거죠. 그러니까 살 사람들은 조금 사는 건데, 그게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뒤에 있을 기업 실적이라든가 경기침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증시가 반영할 생각들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유동성도 많이 빠질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전까지 50bp가 올라가는 동안 고객 예탁금이 70조 원 수준에서 15조 원 정도 감소했습니다. 지금 55조 원 수준입니다.
[앵커]
잠시만요. 고객 예탁금이라는 게 주식 시장의 매수 대기 자금 말씀하시는 건가요?
[답변]
증권사에다 돈을 넣고 조금 이따 주식을 사려고 하는 돈을 고객 예탁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17%~20% 정도 감소했는데, 그것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이자도 내야 하고 자산 가격 처분해야 해서 주식 할 돈이 없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예전에는 많은 주식들이 그냥 다 똑같이 올라갔지만 이제는 올라가야 될 주식이 충분히 돈을 끌어당기지 못해서 좋은 주식이 못 올라가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리가 올라가니까 차라리 빚 갚는 게 낫지 주식 할 생각은 없다고 하는 분들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평균을 내보면 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코스피가 오늘은 좀 잘 넘겼는데, 오히려 내일이 더 걱정입니다. 빅 스텝 말고 빅 이슈가 하나 더 남아 있잖아요? 내일 새벽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오는데, 8%, 9%, 10%까지 여러 가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서요. 이사님 전망도 좀 들어보려고요.
[답변]
어쨌든 저희가 듣는 것들이 있는데, 어젯밤 미국 시장에서 나왔던 건 물가 10% 나오는 거 아니냐는 건데, 그 말에 어떤 자극제가 됐던 건 뭐냐 하면, 백악관에서 얘기를 했습니다. 물가가 높게 나온다고 하더라도 놀라지 마시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건 8.8%, 지난 달에는 8.6%였는데, 이번엔 8.8% 나올 거라고 했는데 그 정도 나올 거라면 백악관이 왜 브리핑을 했겠느냐? 그러니까 9% 넘어설 거다, 라고 하는 게 있었고 여의도에서 듣기는 9.1%, 9.2%까지도 나올 거라고 얘기했는데 어제 저녁에 미국은 10%도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온 겁니다.
[앵커]
10%, 그거는 약간 증권사 지라시 같은 데에서 도는 얘기 아니었어요?
[답변]
맞습니다. 그런 겁니다. 그러니까 위스퍼라고 해서 소문인 건데요. 그게 그렇게 될지 안 될지는 두고 봐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백악관이 미리 연막을 치긴 했습니다만 시장이 일단 9%, 이 9 자를 보면 굉장히 놀랄 것 같은데요?
[답변]
어쨌든 금리 인상이 2주 후에 결정이 납니다. 26~27일에 FOMC가 열리는데 그때 75bp를 올릴 거냐, 100bp를 올릴 거냐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겁니다. 그러니까 시장 예상치대로 9.1%, 9.2% 나오면 시장이 변동성을 보이다가 안정되겠지만 만약에 그보다 높다고 하면 75bp 갖고 안 되니까 더 당겨야 된다고 하면서 시장이 많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게 되고요. 그렇게 되면 연준에서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대응할지 굉장히 수가 깊어질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만약에 연준이 75bp 올리면 지금 우리가 미국보다 금리가 높아졌습니다만, 다시 또 재역전이 될 수 있겠네요.
[답변]
다시 역전됩니다. 25bp 정도 미국이 더 앞서 가는 상황이 됩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의 우리 금리 우위는 한 2주도 못 가는 그런 우위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이렇게 긴축에 속도를 내면 실물경제가 안전할까요? 연준이 가까스로 살아 올린 경기를 그렇게 훼손하면서까지 계속 속도를 낼 것으로 보세요?
[답변]
그러니까 제가 보는 뷰는 훼손된다고 보고 있는 건데, 여의도에 갑론을박이 딱 있습니다. 지금 지수대가 어떤 대역이냐 하면, 경기 침체 안 온다고 하는 수준, 경기 침체 안 오고 일반적인 조정 수준까지 딱 내려와서 거기에서 딱 멈춰 있습니다, 더 올라가지도 않고 내려가지도 않고. 그런데 경기 침체가 오는 신호들이 딱 보이기 시작하면 거기에서부터 다시 더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게 되고요. 그래서 지금 봤을 때 소비라든가 재고, 투자, 모든 산업 지표를 봤을 때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 안에는 훨씬 더 나쁜 경제 상황에 직면할 건 분명하게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침체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고 보시는데, 이사님께서는 이미 올 거라고 확신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 어떤 지표를 보고 계신 건가요?
[답변]
지표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예를 들어서 구리 가격 같은 거 한번 보시면 됩니다. 구리 가격이나 WTI 같은 걸 이렇게 보시면.
[앵커]
국제 유가요?
[답변]
네, 3개월 전에 국제 유가가 빠진다고 할 때는 이거 좋은 신호다, 라고 인플레 압력이 완화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빠지면 이거 경기 침체 가는 거 아니야? 라고 하면서 수요 감소를 걱정하거든요? 그런데 그때와 구리 가격을 비교해 보시면, 구리 가격은 매달려 있었습니다, 3개월 전에는. 그런데 지금은 구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유가도 같이 빠집니다. 그러니까 유가를 인플레라고 보고 구리 가격은 실물 경제를 대변하는 금속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그게 2개 같이 빠지니까 인플레는 줄어드는 건데, 실물경제가 더 부러지는 거 아니냐, 이렇게 하면서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앵커]
갑자기 구리 값을 말씀하셔서 조금 시청자분들이 혼동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설명을 드리면, 한 석 달 전에도 100달러 밑으로 유가가 내려왔었잖아요.
[답변]
네, 빠진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때는 경기 침체 얘기 안 나왔었거든요.
[답변]
안 나왔죠. 인플레 완화로 좋은 신호로 받아들였습니다.
[앵커]
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게 구리 값이다.
[답변]
맞습니다. 산업 생산 자체가 안 좋은 겁니다.
[앵커]
그게 같이 빠지는 것은 경기 침체의 한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그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국제 유가뿐만 아니라 곡물 가격도 그렇고 금속 가격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것은 그래도 좀 경기가 반등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도 있지 않습니까?
[답변]
그러니까 그거를 판단하는 거에 따라서 시장의 매수와 매도가 갈리는 건데요. 그게 좋은 인플레 완화 신호로 볼 거냐, 아니면 경기가 침체하는 신호로 볼 거냐에 따라서 시장이 위아래로 갈리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앵커]
지난번에 저희 프로그램 출연하셨을 때는 코스피 바닥을 2,000선까지 보셨어요. 지금도 그 전망은 유효하십니까?
[답변]
지금 마음 같아서는 그것보다 더 내리고 싶은 상황인데요. 왜냐하면 경기 침체가 된다고 하면 지금 부동산 대출해 있는 거, 그러니까 지금 전반적인 상황은 그렇습니다. 부동산, 채권, 주식 모든 게 다 거품입니다. 숨 쉬는 거 빼놓고는 다 거품이거든요? 그러니까 이것들의 자산 가격을 낮추려고 Fed 혹은 연준이 움직이고 있다고 하는 건데, 그 자산 가격이 낮아지지 않는다고 하면, 그때는 계속해서 금리를 당길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시장에서는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고 낙관론자는 돈을 번다고 하는데, 너무 좀 비관적으로만 보시는 거 아닌가요? 아니면 혹시 다른 지표를 보시면서 그러시나요? 기업들의 실적이라든지 부실 우려, 이런 것까지 보시는 건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주식시장이 움직이기 전에 산업 생산이라든가 재고라든가 소비 심리라든가, 소비 심리는 지금 대공황 이후로 최악으로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6개월 안에 돈을 쓰겠다는 사람 숫자가 많이 줄어든 겁니다.
[앵커]
기업들은 어떻습니까?
[답변]
기업들은 투자가, 설비 투자가 많이 감소하고 있고 신규 주문이 감소하고 있고요. 물건을 만들어서 재고로 쌓아놓고 있는 양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건을 비싸게 원자재를 사다가 공장을 돌려서 만들어놨는데 재고 자산이 나가지 않고 풀려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한두 분기 이후에는 그게 재무제표에서 상각이 됩니다. 자산 상각으로 되는 건데요.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이익 추정치가 감소하게 돼 있죠. 그러니까 기업의 이익만 멀쩡하다고 하면 여기에서 주식을 사서 더 올라가는 게 맞는데, 기업의 이익이 부러져버리게 되면 이건 지금도 가만히 주가가 이 상황에서 머물러 있다고 하더라도 주가는 비싼 상황이 되는 거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부분이 있고요. 지금 유럽이나 이런 데에 credit default swap이라고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보험료하고 마찬가지거든요? 교통사고 나면 내가 얼마 낼게, 하면서 돈을 내지 않습니까?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습니까?
[앵커]
그렇고 은행이 지금 부도날 거에 대비해서 지금 내고 있는 보험료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답변]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팬데믹 레벨까지도 올라가 있고 유럽은 특히 그게 심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그게 이제 우리나라도 안정권은 아니라는 그런 말씀.
[답변]
그렇죠. 유럽이나 미국이 안 좋아지면 우리도 좋을 리가 없고요. 우리도 달러라든가 유럽에서 돈을 많이 빌려다가 부동산에 투자를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경계심을 늦추지 말라는 그런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지금까지 ET WHY, 강영현 이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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