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도 ESG 안하면 투자유치 어렵게..정부 기준 마련(상보)

고석용 기자 2022. 7.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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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도 앞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투자유치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KVIC)는 벤처투자 시장에 적용할 ESG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벤처캐피탈(VC)의 ESG 투자심의기구 설치, 투자기업 발굴·심사 시 ESG기준 적용 등을 의무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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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1에서 열린 'ESG 벤처투자 환경 조성 및 확산 정책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스타트업도 앞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투자유치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KVIC)는 벤처투자 시장에 적용할 ESG 평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하반기 조성될 ESG전용펀드에 처음 적용하고 향후 벤처투자 시장 전반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이날 서울 역삼동 팁스타운에서 'ESG 벤처투자 환경 조성 및 확산을 위한 정책 세미나'를 열고 벤처·스타트업의 ESG경영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ESG 벤처투자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투자하면 안 되는' ESG기준 마련…하반기 ESG펀드부터 시작
체크리스트 일부 발췌 /자료=중소벤처기업부
가이드라인은 벤처캐피탈(VC)의 ESG 투자심의기구 설치, 투자기업 발굴·심사 시 ESG기준 적용 등을 의무화했다. 특히 발굴·심사 단계에서는 ESG가치에 반하는 기업을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식의 '네거티브 스크리닝' 평가와 'ESG실사 체크리스트' 등을 세부적으로 규정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 평가기준은 유엔(UN) 책임투자원칙(PRI)을 준용해 △무기, 마약, 술·담배 등 비가치재 생산·유통 등 산업을 영위하는지 △도박·성윤리 위반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탄소배출이 타 산업보다 높거나 환경을 파괴하는지 △노동조건이 열악하거나 인권 유린 발생 가능성이 높은지 등 4가지로 구성했다. 투자 기업이 여기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투자를 할 수 없다.

ESG실사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제공된다. 체크리스트는 '근로자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가'부터 '이사회가 기업의 경영의사결정 기능을 충족하는가'까지 22가지 항목을 규정했다. VC들은 투자 검토 기업의 성장단계와 산업 특성에 맞게 E·S·G 항목별로 최소 50%까지 체크리스트 항목을 결정해 평가를 할 수 있다.

이같은 가이드라인은 하반기 한국벤처투자가 조성할 167억원 규모의 ESG전용펀드부터 적용된다. 이후 업계의 창업·벤처 수용성을 검토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하고 적용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스타트업·VC가 추구할 지향점 환영"…"기준 너무 낮다" 지적도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이 13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 S1에서 열린 'ESG 벤처투자 환경 조성 및 확산 정책 세미나'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벤처투자업계에 처음 적용되는 ESG가이드라인에 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SG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대기업이 아닌 벤처·스타트업에 적용할 기준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세미나에 참여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이제 시작하는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는 공통된 ESG기준점이 필요했다"며 "모태펀드가 제공하는 가이드라인이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사 ESG등급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노을의 안정권 대표는 "벤처기업 입장에서 어떤 ESG기준을 우선 적용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이 스타트업의 목표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이드라인들이 너무 낮은 기준으로 설정됐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명재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이 네거티브 스크리닝 기준에 걸릴만한 사업을 하는 곳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포지티브 방식(의무기준 설정)의 규제방식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대 인하대학교 교수도 "VC들이 네거티브 방식으로 ESG점수를 관리하자는 방식은 의미가 없는 시대"라며 "VC가 ESG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찾아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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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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