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굶을수도 없고, 1만원 이하 밥집 어디 없나요"
자장면값 연초대비 8.5% 올라
삼시세끼 구내식당만 찾기도
◆ 고물가가 바꾼 소비풍경 ◆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한 한식뷔페는 인근 직장인과 경찰관 사이에서 단골 맛집으로 꼽힌다. 한 끼에 9000원이면 매일 달라지는 여러 메뉴를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늘 사람들로 붐빈다.
13일 점심시간에 찾은 이 식당엔 낮 12시가 되기 전 이미 40~50명이 들어갈 만한 테이블이 가득 찼다. 식당 입구 앞에는 10여 명이 기다릴 정도였다. 인근 직장인 김 모씨는 "광화문치고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계란 프라이와 컵라면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3000원 돈가스'로 유명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식당도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로 북적였다. 3000~7000원이면 돈가스 정식에 커피도 마실 수 있어 생활비에 허덕이는 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이 자주 찾는다.
최근 들어 물가가 급등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 점심값도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과 학생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직장과 대학가 등에서는 비싼 맛집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맛집'이 주목받고 있다. 광화문, 여의도 등 직장가에서는 '1만원 이하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곳' 등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까지 생기고 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직장 인근의 가성비 좋은 식당을 물어보는 글이 올라오거나 이를 리스트 형식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대학가에서는 '가성비 좋은 백반집 맛집 리스트'도 돌고 있다. 대학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가성비 좋은 맛집을 공유한다.
최근 들어 외식비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8.0%로, 1992년 10월 이후 29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자장면은 평균 가격이 연초 5769원보다 8.5% 오른 6262원을 기록했다. 칼국수는 7769원에서 8269원으로 6.4% 올랐고, 김밥도 6.3% 오른 2946원이다.
직장인들은 고물가에 회사 구내식당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충북 오창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 모씨(29)는 최근 회사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회사에서 아침·점심·저녁 삼시 세끼를 모두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밥값도 따로 청구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씨는 "예전에는 메뉴가 마음에 안 들면 나가서 먹었는데 요즘엔 웬만하면 그냥 구내식당에서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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