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산 산재 인정 5년간 단 3건..정부, 구체적 기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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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산한 여성 노동자의 산업재해 인정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산과 업무 연관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산재 신청과 인정이 극히 드물었던 만큼,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한겨레> 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6~2020년 5년간 직장 여성(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가운데 유산한 이는 모두 25만8646명으로 이 가운데 산재(업무상 질병)로 인정받은 이는 단 3명에 그쳤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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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산재 인정 기준 마련도 병행
정부가 유산한 여성 노동자의 산업재해 인정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산과 업무 연관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산재 신청과 인정이 극히 드물었던 만큼,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13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유산에 대한 산재 판단 등에 관한 연구’ 용역을 맡겼다. 국외·과거 사례를 조사해 유산·사산·조산의 산재 인정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가 논의, 심층면접조사 등을 거쳐 유산·사산·조산의 산재 인정을 위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기초 연구가 마무리되면 내년쯤 유산의 산재 인정 기준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여성 노동자가 겪는 유산을 산재로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난해 <한겨레>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2016~2020년 5년간 직장 여성(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가운데 유산한 이는 모두 25만8646명으로 이 가운데 산재(업무상 질병)로 인정받은 이는 단 3명에 그쳤다. 산재 신청도 8건이 전부였다. 유산의 원인은 아직 의학적으로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은데다, 유산과 업무 연관성까지 노동자 개인이 입증해야 해, 산재 신청도 인정도 적었던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산부인과에서는 대다수 유산의 원인을 염색체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산재 인정도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임신 여성 노동자의 유산·사산도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업무상 질병 판정의 기준이 되는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표’에는 △뇌혈관 또는 심장 질환 △근골격계 질환 등 12개 질환별 인정 기준만 있을 뿐, 유산·사산과 관련한 조항이 전무하다. 노동부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유산·사산과 관련된 구체적 인정 기준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태아의 산재 인정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노동부는 지난 3월 한양대 산학협력단에 ‘태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인자(생식독성물질) 및 업무상 재해의 인정에 관한 연구’ 용역도 발주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해 내년 1월12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태아산재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의 시행령 마련을 위한 연구다. 태아산재법은 임신 중인 노동자가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돼 자녀가 선천성 질환을 갖고 태어나면 이를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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