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발표될 때마다 증시 '출렁'..닮은 듯 다른 CPI와 PCE
거의 '모든' 소비를 추적한 PCE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는 소식에 전날 미국 증시가 소폭 하락했습니다. 연간 상승률이 또 한 번 최고점을 경신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8.6%를 기록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지난달 CPI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8.8% 증가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거란 우려가 잇따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비용이 늘어 기업의 부담이 커집니다. 주택담보대출 등 생계비 위협도 증대됩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CPI가 발표될 때마다 주가가 출렁이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30일에도 비슷했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올랐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자 뉴욕증시가 요동쳤습니다. 개장하자마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4% 하락했고, S&P500도 1.96% 빠졌습니다. 통화 긴축으로 인한 경기침체 공포가 증폭된 탓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면 PCE 물가지수와 CPI 둘 다 시장을 움직이는 지표들입니다. 하지만 Fed는 식료품과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PCE물가지수를 더 정확한 물가 지표로 봅니다. 두 지표 모두 후행지표로 물가를 나타내는 데 어떤 차이가 있어서 PCE를 채택했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근원PCE물가지수가 더 신속하게 물가 상황을 반영해서입니다. PCE는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에서 매달 가계와 민간 비영리기관 등이 지출한 모든 비용을 합산해서 산출합니다. 미국 내 모든 개인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여기에 포함되는 셈입니다. 고용보험료, 의료보험 등 물리적으로 직접 지출하지 않는 비용도 들어갑니다.
또 PCE를 계산하는 공식도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Fed 규준에 따라 신규 데이터를 입력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언제든 수정할 수 있다는 점도 유연성을 제고합니다. 포괄적이라 경제 전체를 조망하는 데 편리하고, 유연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Fed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CPI는 미국 노동부가 가계가 지출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측정합니다. 장바구니 물가와 비슷한 개념입니다. 5년에 한 번씩 소비가 잦은 필수소비재 500여가지를 설정하고 가중치를 부여해 측정합니다. 매달 200여가지의 제품군을 정하고 8만여개의 품목의 가격을 수집합니다. 마트에 가든 온라인 쇼핑을 하든 모든 소매업체에서 판매 데이터를 수집해서 수치를 산출합니다.
언뜻 보면 Fed가 중시하는 PCE에 비해 CPI가 덜 중요하게 비칩니다. 하지만 좀 더 널리 알려진 지수는 CPI입니다. 전 세계 구글 검색어 추이만 보더라도 CPI가 압도적입니다. 매달 CPI가 발표될 때마다 PCE 검색량의 10배를 뛰어넘습니다. 그만큼 CPI에 관한 주목도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왜 다들 CPI를 찾았을까요. 생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기업과 노조 대부분이 CPI를 기반으로 임금협상에 나섭니다. 사회보장혜택도 CPI와 연계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에선 사회보장혜택 수혜자와 퇴직군인 등 총 5000여만명에 달하는 미국인이 CPI 지수에 따라 적정 생계비가 조정됩니다. 당장 다음 달 받을 퇴직연금을 결정하는 수치라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수치가 더 낫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Fed 역시 근원PCE를 주시하지만, CPI와 다른 수치를 무시하진 않습니다. 근원(Core) 값을 사용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지수를 놓칠까 봐 조정 평균 물가지수(Trimmed-Mean CPI)라는 보조지표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제품의 변동성을 나열한 뒤 상위와 하위 품목을 제거하며 산출되는 지표입니다.
어떤 지표를 사용하더라도 올해 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조정 평균물가지수는 9.64%로 1983년 2월 기록을 시작한 뒤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어떤 물가 지표든 Fed의 목푯값인 2%로 수렴하는 날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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