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 사망률 1위' 난소암, 폐경 후 많이 발생

여성 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난소암 환자가 최근 10년 새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 2,071명에서 2019년 2,888명으로 39.4% 증가했다(‘2019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 보고서’).

특히 2019년 난소암 사망률은 42.7%로, 다른 여성 암(유방암 10.6%, 자궁경부암 27.4%, 자궁내막암 10.9%)보다 높았다.

특히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2019년 난소암으로 진단된 환자의 병기는 3기가 1,425명(49.3%)으로 가장 많았고, 1기 748명(25.9%), 2기 530명(18.4%), 4기 185명(6.4%) 순이었다. 경민선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도움말로 여성 암 사망률 1위인 난소암에 대한 오해를 풀어본다.

◇폐경되면 난소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난소는 자궁의 좌우에 1개씩 존재하는 여성 생식기관이다. 난자를 저장하며, 임신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여성호르몬을 분비한다. 난소암은 난소에 발병하는 암이기에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폐경 후에는 난소암 위험도 떨어진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난소암은 폐경 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2019년 난소암 신규 환자 가운데 50, 60대 환자는 1,408명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전체 난소암 환자 중 절반 이상이 폐경 후 발병하는 것이다. 이는 난소암의 여러 위험 인자 가운데 연령 증가와 관련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가 어렵다?

난소암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난소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는 난소암과 함께 유방암 발생 확률도 80%까지 높인다.

상염색체 우성 방식으로 유전되므로 부모가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면 50% 확률로 형제자매, 자녀도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가족 중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다면 BRCA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는 간단한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고위험군이 조기에 난소암을 진단ㆍ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에 발견하기 어렵다. 병기가 진행되면서 종양이 커지고 복수(腹水)가 차며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마저도 위장장애, 소화불량, 복부 팽만 등 비특이적인 소화기계 증상과 겹친다.

실제 난소암 환자 중에는 복부 비만으로 생각하고 다이어트를 하거나, 소화기내과 진료만 받다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경민선 교수는 “음식 섭취와 관계없이 복부 팽만이 발생하고 허리둘레가 늘어나고 하복부가 불편하고 골반통이 생긴다면 난소암 등 산부인과 질환을 의심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술하면 임신 불가능?

난소암의 1차 치료법은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이다. 먼저 암 조직을 제거하고, 주변 조직으로 암이 퍼졌다면 가능한 한 모든 암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난소암 수술은 기본적으로 자궁과 양쪽 난소와 난관을 모두 적출해야 한다. 하지만 환자가 임신 능력을 유지하기를 원하고 난소 외부로 암이 퍼지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면 암이 발생하지 않은 쪽 난소ㆍ나팔관ㆍ자궁을 보존해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다.

경민선 교수는 “최근 난소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지만 조기 발견ㆍ치료하면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난소암은 질(膣)초음파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므로 산부인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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