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암세포 전이의 '스위트 스폿'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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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안엔 서로 경직도가 다른 조직들이 섞여 있다.
암세포는 너무 딱딱하거나 부드럽지 않은 '스위트 스폿'(sweet spot) 조직에 먼저 전이한다는 게 요지다.
암세포가 전이할 때 어떻게 주변 조직의 경직도를 감지하고 이동 방향을 정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직해 피드백 메커니즘을 끄면 암세포는 경직도가 중간인 '스위트 스폿' 조직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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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 '네이처 머티어리얼'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우리 몸 안엔 서로 경직도가 다른 조직들이 섞여 있다.
예를 들면 뼈는 단단한 조직이고, 지방은 연한 조직이며, 근육은 그 중간이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전이성 암세포가 딱딱한 조직으로 향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오래된 통념에 오류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세포는 너무 딱딱하거나 부드럽지 않은 '스위트 스폿'(sweet spot) 조직에 먼저 전이한다는 게 요지다.
이 발견은 전이암 치료 전략에 새로운 지평을 열 거로 보인다.
미국 미네소타대 '트윈 시티스'(Twin Cities) 캠퍼스 과학자들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11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 머티어리얼'(Nature Materials)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여기서 '트윈 시티스'(쌍둥이 도시)는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을 말한다.
암세포가 전이할 때 어떻게 주변 조직의 경직도를 감지하고 이동 방향을 정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세포가 이동 방향을 정하는 메커니즘은 암뿐 아니라 세포 발달이나 기관 섬유증 등을 연구할 때도 근본적인 의문이 되곤 한다.
기질(基質ㆍsubstrate)의 경직도가 높은 방향으로 세포가 이동한다는 건 오랫동안 확립된 이론이다.
이번 연구는 이 이론이 잘못됐을 수 있다는 걸 처음 보여줬다.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미네소타대의 데이비드 오더 생체의학 공학 교수는 "세포가 오로지 더 단단한 환경을 향해 이동한다는 생각은 사실과 달랐다"라면서 "실험 결과 세포는 (지금까지 알던 것보다) 더 부드러운 쪽으로 움직였다"라고 말했다.
오더 교수팀은 이전의 연구에서 세포가 주변 환경(조직)의 경직도를 감지하는 능력을 갖췄다는 걸 밝혀냈다.
아울러 주변 조직의 경직도에 따라 세포의 이동 능력이 달라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선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최적의 경직도를 보이는 조직으로 세포가 이동한다는 걸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세포의 이동을 유도하는 조직의 경직도를 '스위트 스폿'으로 표현했다.
세포는 이런 조직을 통과할 때 마찰을 덜 느끼고 더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연구팀은 단단한 조직과 부드러운 조직의 중간쯤에 뇌종양, 유방암 두 유형의 세포를 놓고 어느 쪽에 암세포가 모이는지 관찰했다.
유방암 세포는 독특한 피드백 메커니즘을 이용해 더 단단한 쪽으로 달라붙는 경향을 보였다.
과거의 많은 연구에서 세포가 단단한 조직으로 이동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하지만 유전자를 조직해 피드백 메커니즘을 끄면 암세포는 경직도가 중간인 '스위트 스폿' 조직으로 움직였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어떻게 조직에 파고드는지를 완전히 풀어냈다.
오더 교수는 "절대로 암세포는 무작위로 움직이지 않으며, 암세포가 이동할 때 좋아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라면서 "그 메커니즘을 깊이 이해하면 암세포의 전이를 방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발견이 새로운 전이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암세포가 어떻게 종양 조직을 헤치고 나아가는지 보여주는 모의실험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주변 환경에 따른 암세포의 전이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도구가 될 거로 기대하고 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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