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빠지자 목소리 내는 나경원·유승민.. '당권 레이스' 편입하나 [뉴스+]

조성민 2022. 7. 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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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李, 잘했으면 했는데 결과 안타깝다"
유승민 "윤리위, 의혹만 갖고 李 중징계 내려"
안철수·김기현·장제원, 모임·조직 띄워 세 과시
장제원, 1100명과 산악회.. "민생 어려운데"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고 당내 리더십 공백 사태가 벌어지자, 당권을 향한 눈치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다. 안철수, 장제원, 김기현 등 내부에서 유력 주자들이 세를 과시하는 한편 당 내홍에 숨죽이고 있던 외부주자들도 이 대표가 실각한 뒤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나경원 전 원내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은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경원 “당 대표 출마”·유승민 “윤리위·윤핵관 조폭 같아”

지난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과 맞붙어 고배를 마신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연일 존재감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간 당내 불협화음을 지켜보기만 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12일 “내년 당 대표가 해야 될 역할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맞는다고 하면 출마를 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판단은 조금 더 두고 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경찰 수사 결과라는 변수를 배제하고 볼 경우 차기 전당대회는 내년 6월이다.

나 전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아직 시기도 안 정해져 있는데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지난번 전당대회에는 대선을 앞두고 포용할 줄 알고 조율할 줄 아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갔던 것이고, 공정하게 다 포용하고 조율해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며 차기 당권 레이스에 참가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당이 이 대표 ‘사고’ 상황을 추인하고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출범시킨 데 대해서는 “굉장히 위기적인 상황에서 참 잘한 결정이고, ‘궐위’라고 해석하는 데는 다소 비약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현명한 정치인이라면 결정에 불복하는 일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작년 전당대회를 같이 하기도 했지만, 후배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도 있고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이 대표 징계 사태를 놓고 당을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9일 대구 수성구 매호동 아트센터달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북콘서트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며 “이게 조폭들이 하는 일과 뭐가 다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핵심이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었는데 윤리위가 조사조차 안한 것”이라며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경찰 수사도 안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만약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 결정이 얼마나 우스운 거냐.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를 비호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면서 “만약 불법 행위를 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앞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도 윤핵관이라 설치고 다니고, 또 누구는 두 달째 경찰 조사를 불응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KT 채용 청탁’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김성태 전 의원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염동열 전 의원을 겨냥하는 한편, 김건희 여사가 두 달 째 경찰 조사에 불응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정치 재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제가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들어서 선거를 치르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약 300명의 지지자가 모여 유 전 의원의 정치 재개를 바라는 희망을 표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안철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당권 노리고 세 규합 나선 안철수·장제원·김기현

윤리위가 이 대표를 징계하기로 결정한 직후 당내에서는 차기 권력을 향한 행보가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12일 글로벌 경제위기를 주제로 첫 ‘민·당·정’ 토론회를 열고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지난 대선 단일화 후 국민의힘 이름표를 달고 안 의원이 처음으로 주도한 정책토론 행사다. 단일화에 따른 ‘공동정부’를 약속받고 ‘인수위원장’까지 맡는 등 새 정부의 상징지분을 보유한 안 의원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이 대표가 윤리위 징계로 자리를 비운 뒤 열린 첫 번째 대규모 의원모임이었다. 토론회엔 약 40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배현진·정점식 의원 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도 두루 자리했다.

김기현 의원은 13일 본인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 두 번째 모임을 열었다. 역시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주도하는 이날 모임에는 의원 40여명이 참석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외곽 조직인 ‘여원산악회’ 활동을 재개했다.   장제원 페이스북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꼽히는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지난 9일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자신의 지역 조직 ‘여원산악회’ 행사를 2년7개월 만에 열었다. 장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1100여 회원님들이 버스 23대에 나눠타고 함양 농월정으로 향했다”며 “다시 상봉한 가족처럼 얼싸안고 함께 사진도 찍고 점심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공개했다. 여원산악회는 장 의원의 지역 조직으로 3선 당선 기반으로 꼽힌다.

한편 보수성향 정치평론가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장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국민들에게 좌절감을 줬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소장은 11일 MBC라디오에서 “상당히 부적절한 행동을 하고 있다. 지금 여권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 아니겠나. 대통령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고 민생경제 어려운데 뭐 그렇게 즐거운 일이 있으신지 100여 대의 차량을 이끌고 가서 1100명 정도의 지지자분들과 함께 웃고 떠드는 모습을. 글쎄 과연 국민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라며 “권력을 갖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그러한 모습 보이는 것 자체가 상당히 국민들에게 좌절감과 실망감을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판단과 처신이 잘 된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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