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결의 과하다" 홀로서기 나선 97세대..'이재명 뺀 두자리' 경쟁 본격화

박광연 기자 2022. 7. 1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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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97세대’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왼쪽부터). 경향신문 자료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의원이 13일 이재명 의원의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당대표 공천권 개혁, 97세대 단일화 등을 놓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예비경선(컷오프) 통과가 유력한 이 의원을 제외한 남은 두자리 본경선 티켓을 놓고 ‘양강 양박’ 내부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박주민 의원은 강병원·강훈식·박용진 의원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이재명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전날 밤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와 대선 패배를 특정인 잘못으로 다 돌리는 것은 왜 우리가 그동안 그런 일들을 못한 것인가를 오히려 가린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출마선언에서 “몇몇 분들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는 건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의원 책임론을 어느 정도로 부각하느냐가 되게 중요한 현안”이라며 박주민 의원 발언을 “결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달 28일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이인영 의원 주관으로 ‘양강 양박’이 만나 함께 97세대 출마를 도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도원결의란 말은 과한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실상 홀로서기에 나선 ‘양강 양박’의 현실을 나타낸 셈이다.

강병원 의원이 불씨를 지핀 당대표 공천권 내려놓기를 두고도 온도차가 있다. 강훈식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민주당 대표들이 공천권 논의나 해야될 정도로 한가한가”라며 “밖에서 보면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전날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당 내부 혁신의 핵심은 공천”이라며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 상황이다.

97세대 후보 단일화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이재명 의원을 뒤쫓는 박용진 의원은 “단일화에 대한 제 마음은 확 열려있다”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이변을 만들 수 있는 형식의 단일화를 이끌어나갈 생각”고 말했다. 컷오프 전 단일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반면 한자릿수 초반 지지율에서 존재감 키우기에 집중하는 ‘양강’은 “방법이 마땅치 않은데 컷오프 전에 어떻게 (단일화)하나”(강훈식 의원) “컷오프 전에 단일화할 생각이 전혀 없다”(강병원 의원)며 거리를 뒀다.

이러한 97세대 후보들의 분화는 오는 17~18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자기 색깔과 비전을 분명히 밝히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당 주류를 86세대에서 97세대로 교체하자는 주장을 놓고 나이에만 근거한 인위적인 시도라는 당 안팎의 비판을 극복해야 할 과제와 맞물려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친이재명계 정청래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1969년 12월31일까지는 다 빠지고 1970년 1월1일부터만 자격이 있다는 건 나이 연좌제”라며 “97세대 의원들의 비전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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