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은, 추가 금리 인상 예고..물가·한미 금리차 고려 3.75% 전망도

박은경 2022. 7. 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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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빅스텝'.."물가 외에 다른 것 고려할 여유 없다"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성난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 0.50%p 인상이라는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인상 속도를 높였다. 나아가 한은이 연내 한 두 번의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을 시사한 만큼 전문가들은 연말 기준금리가 3.75%이상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3일 한국은행은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p 인상했다. 4월과 5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최초로 빅스텝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한은, 사상 최초 0.50%p 인상…물가 상승률에 중점

한은의 빅스텝 결정에는 1998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돌아간 물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로 1998년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6%대에 진입했다. 일반인의 미래에 대한 물가상승률 심리를 반영한 기대인플레이션도 3.9%로 통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 탓에 국내 경기는 침체될 것으로 예측됐다. 물가 인상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제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지난 5월 발표한 전망치인 2.7%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한은은 이날 만장일치로 빅스텝을 결정했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선제적 정책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물가 상승세가 가속되지 않도록 0.50%p 금리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 "두 번 더 올려도 긴축 아니다…추가 금리인상 시사"

한은의 이번 빅스텝이 갖는 의미는 기존의 금리인상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원을 위해 0.50%까지 하락했던 금리를 '정상화' 하기 위한 수준에서 나아가, 과감한 긴축 정책까지도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단 것이다.

실제 한은은 이날 연내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을 예고했다. 한 번의 0.50%p 결정조차 '긴축'이라 말하기에는 인상 수준이 강하지 않단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국은행은 당분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한두 번 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긴축이라고 말하기엔 어렵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이어 "만일 물가가 향후 몇 달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진다면, 금리를 0.25%p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며 속도를 조절 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이번 금리인상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추는 건 어렵다. 한은이 생각하는 물가 정점은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다. 4분기 초에는 정점을 찍고 연말 물가가 안정단계로 접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만일 내년에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된다면 금리인상 기조도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총재는 "내년 금리 인하 여부의 경우 지금 판단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경기와 함께 물가 상승률이 더 어떻게 되는지 저희 예상대로 가는지 아니면 오히려 더 가속되는지 이런 것들을 판단해서 종합적으로 결정을 내리겠다"고 전했다. 내년에도 물가상승률이 높다면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전문가들 "한은, 연내 3.75% 이상 4.5%까지 올려야"

전문가는 높은 물가상승률에 원·달러 환율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을 고려하면 한은이 연내 3.75% 이상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p 이상 1.0%p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리나라는 FOMC참초를 많이 하는 만큼 연내 세 번 남은 금통위에서 각각 0.50%p씩 인상해 최소 3.7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4.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된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천310원대까지 오르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사이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지난 1일 기준 16조5천억원이 넘는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은 연방기금금리를 연내 3.5%올릴 것으로 시사했는데, 한은은 그 보다 1%p 높아야만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면서 "전날 환율이 1천316원까지 오르고 외국인 자본이 유출된 것을 고려하면 연내 한은은 기준금리를 4.5%까지 인상할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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