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살 공무원' '탈북선원 송환' 수사 확대 사정정국 신호탄 되나

박주평 기자 2022. 7. 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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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탈북민 사진 공개..대통령실 "낱낱이 진실규명"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2022.7.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검찰이 '北피살 공무원 사건'과 '탈북선원 북송사건' 수사팀 인력을 늘리고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면서 본격적인 사정정국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이미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앞선 검찰 정기인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특수통 검사들을 요직에 배치하고, 전 정권 관련 수사팀을 대거 교체하면서 대규모 사정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최근 인사 실패와 실언 논란에 따른 지지율 하락세를 문재인 정권에 대한 검찰수사로 난국을 돌파하려 한다면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文정권 수사 정조준…검사 인력 보강에 신속 조사

검찰은 국가정보원이 지난 6일 '北피살 공무원 사건' 및 '탈북선원 북송사건'과 관련해 박지원·서훈 전 원장을 고발한 지 하루 만에 사건을 각각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에 배당하면서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중앙지검은 대검찰청에 검사 인력을 늘려달라고 요청, 대검은 공공수사1부와 공공수사3부에 각각 타청 검사 2명, 1명을 파견했다. 이번 파견으로 공공수사 1·3부의 검사는 각각 기존 7명, 6명에서 9명, 7명으로 늘어났다.

당연히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공공수사1부는 최근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고발한 국정원 관계자들을 불러 고발 계기를 조사했고, 지난 11일 오전 윤형진 국방부 국방정책실 정책기획과장(대령)을 불러 조사했다.

윤 과장은 지난달 16일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기존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는 내용을 발표했고, 검찰은 국방부가 자진 월북 판단을 번복한 배경과 근거 및 당시 사건 진행 경과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선원 북송사건'도 대대적 수사가 예상된다. 2019년 11월 당시 북한어민 2명은 우리 측에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는 이들이 "선박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귀순에 진정성이 없다"며 북송을 결정했다.

검찰은 이들 사건에 대해 참고인 조사와 국정원이 제공한 자료분석을 마친 후 당시 국정원 윗선을 차례대로 조사해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에 대한 추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등 강제조사에 착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일부, 탈북민 사진 공개…대통령실도 "진상규명" 공세

검찰 수사와 별개로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 부처도 이번 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해경과 국방부가 北피살 공무원과 관련한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었고, 국정원도 이례적으로 두 전직 원장을 직접 검찰에 고발했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탈북선원 북송에 대해 "분명히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서 "해당 어민들의 추방 결정이 이뤄진 직후 통일부는 당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언론브리핑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두 선원이 동료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했다는 통일부의 당시 브리핑 내용이 자체 판단에 따른 게 아니었다고 시사한 것이다.

또 12일에는 우리 당국자들이 탈북민을 북한 측에 인계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바닥에 주저앉으려 하는 탈북민을 당국자들이 강제로 일으켜 세워 끌고가는 듯한 모습도 찍혔다. 사건 당시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논란이 될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대통령실까지 나섰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가 공개한 사진에 관해 "어떻게든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은 귀순의사가 전혀 없었다던 문재인정부의 설명과는 너무나 다르다"며 "윤석열 정부는 자유와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회복하기 위해 이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민주당 정부는 인권을 외치면서 보편적 인권은 외면했고, 온갖 소수자의 인권은 챙겼지만 북한 인권에 대해선 모른척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가 공무원 피살사건과 탈북민 북송사건을 통해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사태를 돌파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대를 기록,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더 높은 '데드크로스'를 나타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알앤써치가 이날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뉴스핌 의뢰, 9~12일 전국 성인 1045명 대상)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2.5%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63.5%였다. 리얼미터(지난 4~8일)와 갤럽(지난 5~7일)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모두 37%로 나타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더불어민주당은 '정치보복수사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며 대응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1일 대책위 2차회의에서 "권력기관을 총동원한 전방위적 정치 보복이 노골화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이 국정 기조를 반성하고 변화를 가져오긴커녕 계속해서 보복수사의 유혹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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