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수거책' 중국인 항소심서 징역 2년.. 한국어 모른다더니 10년째 한국서 직업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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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아오는 현금수거책을 맡았던 중국인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다.
그는 진술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일당이 올린 구인 광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범죄 가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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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한국어로 일상적 의사소통 가능.. 범죄 가능성 인식했을 것"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피해자들에게 돈을 받아오는 현금수거책을 맡았던 중국인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다. 그는 진술 과정에서 보이스피싱 일당이 올린 구인 광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범죄 가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1-1형사부(명재권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인 A(33)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30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는 1심 선고 당시 형이 부당하다며 쌍방항소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가 가담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2021년 7월 40대 여성 B씨에게 전화해 “당신 딸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영상을 촬영했다”고 거짓말했다. 이어 “무사히 딸이 풀려나길 원하면 현금을 준비하고, 동생을 보낼 테니 현금을 전달해라”고 협박했다. 거짓말에 속은 B씨는 같은 날 오후 강동구 한 지하철역 근처에서 A씨를 만나 410만원을 건넸다. A씨가 이런 식으로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현금수거책으로 거둔 액수는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자신이 범죄에 가담한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의 판결이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A씨는 시키는 일만 하면 돈을 주겠다는 말에 따랐을 뿐, 자신을 고용한 업체가 보이스피싱 일당인 것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에게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이 맡은 일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인식했음에도 계속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1심부터 줄곧 구인 광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12년부터 단기로 몇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해 직업교육을 받았고, 2018년부터는 한국에 들어와 인테리어업체, 식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한국어로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에게 일을 맡긴 업무지시자들을 한 번도 만난 적 없을 뿐 아니라, 고용한 회사 위치도 모르고 있다는 점도 정상적인 업무처리 방식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는 일당과 연락하면서도 회사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받을 현금 액수가 얼마인지 묻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A씨는 업무를 마친 뒤 업무지시자들과의 메신저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재판부는 A씨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범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계획적,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그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다”며 “A씨는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고, 피해액이 크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필적 고의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취득한 이득이 피해액에 비해 크지 않은 점, 국내에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해 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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